글은 써야 는다
작성일 : 2026.10.12 13:17 수정일 : 2026.10.13 05:57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email protected])

이제는 전문작가가 아니더라도 책을 내는 사람이 적지 않다. 더욱이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하는 일은 과거보다 한결 수월해졌다.
그러나 책을 낸다는 사실과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쓴다는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다. 글에는 저자의 인생과 철학, 경험과 진정성이 녹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여간 책을 출간할 때면 으레 첫머리에 저자 프로필을 싣는다. 이때 적잖은 고민이 생긴다. 과연 무엇을 내세워야 독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을까? 학력과 자격증, 수상 경력도 한 방법이겠지만, 여기에 기자 경력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싶다.
기자라는 이력은 단순히 직함 하나를 보태는 일이 아니다. 현장을 살피고, 사람을 만나며, 사실을 확인하고, 그것을 글로 정리해 온 경험의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자가 되려면 반드시 언론사에 입사해야 할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오늘날에는 언론사와 정부 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시민기자와 객원기자, 프리랜서 기자 등을 모집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기회를 활용하면 자신의 관심 분야에서 취재와 글쓰기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물론 시민기자라고 해서 저절로 훌륭한 기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꾸준한 취재와 정확한 사실 확인, 책임감 있는 글쓰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나는 이러한 과정을 기자의 시험대(試驗臺)라고 생각한다. 기자라는 명칭을 얻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이름에 걸맞은 역량을 갖추는 일이다.
남들이 지나치는 현장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사회적 가치를 찾아내며, 독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능력이야말로 기자의 진짜 실력이다.
마침 오늘 우편으로 반가운 소식이 도착했다.

정부 정책 주간지 《K-공감》에 내가 보낸 글과 사진이 게재된 것이다. 잡지 마지막 부분의 독자 참여 코너인 ‘공감 한 장’에 실린 내용이었다. 지면에서 내 글과 사진을 직접 확인하는 순간, 그동안 글을 쓰고 기고해 온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새삼 느꼈다.
거창한 상을 받은 것도, 대단한 직함을 얻은 것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내 글이 공적인 매체에 실려 독자와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보람찼다.
나는 평소 각종 주간지와 월간지 등에 꾸준히 글을 보내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고는 단순히 글을 발표하는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자신의 글이 독자에게 어떻게 다가가는지 살피고, 편집자의 선택을 통해 부족한 점을 돌아보며, 다음 글을 더 잘 쓰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다.
때로는 채택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원고가 외면받았다고 해서 도전까지 멈춰서는 안 된다. 실패한 원고에도 다음 글을 위한 배움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잡지 기고는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litmus paper)와도 같다. 자신의 글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지, 독자에게 공감과 울림을 줄 수 있는지 가늠해 보는 기회인 셈이다.
물론 한 편의 글이 게재되었다고 해서 모든 능력이 검증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게재되지 않았다고 해서 글재주가 없다는 뜻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계속 쓰고, 고치고, 도전하는 태도다.
기자는 명함에 적힌 직함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현장에서 배우고, 사람에게서 듣고, 사실을 확인하며, 글로 세상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성장한다. 시민기자로 시작하든, 객원기자로 활동하든, 개인적인 기고를 이어 가든 그 출발점은 다르지 않다.
세상을 향해 눈과 귀를 열고 기록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오늘 《K-공감》에 실린 내 글과 사진은 작은 결실이지만, 동시에 더 열심히 써야 한다는 격려이기도 하다. 나에게 기자의 시험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이제부터가 진짜 시험일지 모른다.
글은 써야 는다. 기자의 실력은 현장에서 자라고, 신뢰는 꾸준한 기록 속에서 쌓인다. 오늘도 나는 세상을 관찰하고, 사람을 만나고, 한 줄의 글이라도 더 정성껏 쓰려 한다. 기자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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