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최고의 진중가요

작성일 : 2024-07-02 12:24 수정일 : 2024-07-03 12:33 작성자 : 이갑선 장로 (lgs9530@gmail.com)

“전우야 잘자라”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낙동강아 잘 있거라 우리는 전진한다. 원한이야 피에 맺힌 적군를 무찌르고서 꽃잎처럼 떨어져간 전우야 잘 자라. 우거진 수풀을 헤치면서 앞으로 앞으로추풍령아 잘 있거라 우리는 돌진한다. 달빛 어린 고개에서 마지막 나누어 먹던화랑 담배연기 속에 사라진 전우야. 고개를 건너서 물을 건너 앞으로 앞으로 한강수야 잘 있구나 우리는 돌아왔다.

 

들국화도 송이송이 피어나 반기어 주는노들강변 언덕위에 잠들은 전우야. 터지는 포탄을 무릅쓰고 앞으로 앞으로 우리들이 가는 곳에 삼팔선 무너진다. 흙이 묻은철갑모를 손으로 어루만지니 떠오른다 네 얼굴이 꽃같이 별같이. 국방부에서 제정한 정식 군가가 아니라는 점에서 군가가 아닌 ‘진중 가요’로 분류하고 있다.

 

4/4 단조 두 도막의 노래로, 4절로 이루어져 있다. 9 · 28 수복 직후에 명동에서 우연히 만난 유호와 박시춘이 하룻밤 새에 만들었다는 일화를 남기고 있다. 박시춘은 육군 군 예대 연예 부대인 제2중대의 책임자였고, 이 노래는 그 즉시 군대와 공연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지며 인기를 얻었다.

 

음반 취입은 언제 누가 먼저 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는데, 1960년대 음반을 살펴보면 현인이 가장 많이 불렀다. 자연적 단음계의 무뚝뚝하면서도 비장한 느낌의 악곡에, 매절 마다 전우의 죽음을 목도 하며 진군하는 비장미가 넘치는 가사를 붙였다. 1절은 연합군이 승기를 잡은 낙동강 전투, 2절은 추풍령, 3절은 한강과 서울수복의 내용을 담고 있고, 4절에서 삼팔선을 향해 나아가는 공간적 흐름을 지니면서, 각 절마다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 낙동강아 잘 있거라 우리는 전진한다. 달빛 어린 고개에서 마지막 나누어 먹던 / 화랑담배 연기 속에 사라진 전우야, 노들강변 언덕 위에 잠들은 전우야, 흙이 묻은 철갑모를 손으로 어루만지니 / 떠오른다 네 모습이 꽃같이 별같이 등, 전쟁에서 희생된 전우의 모습을 떠올리는 비극성이 매우 생생하여 크게 사랑받았다.

 

서울수복 이후 압록강 진군할 때까지 이 노래만 불렀다고 이야기될 정도로 애창된 노래였지만, 바로 이러한 비극성 때문에 퇴각 때에는 군대에서 부르는 것이 금지되기도 했다. 이 노래는 용맹함과 승리에의 다짐만이 당위적으로 주장되는 여느 군가들과 달리, 전쟁 안에서 불가피하게 죽음과 마주하는 고통과 슬픔을 겪고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큰 감동을 줄 수 있었고, 그 때문에 6·25전쟁을 대표하는 최고의 진중가요로 살아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