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4-08-20 13:08 수정일 : 2024-08-20 18:26 작성자 : 이 천석 기자 (cheonsuk@gmail.com)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언급한 ‘반국가 세력’ 발언에 대해 국민의힘 내부에서 예상 밖의 미온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같은 표현을 사용했을 때 여당이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모습과는 대조적입니다.
윤 대통령은 19일 국무회의에서 “우리 사회 내부에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반국가 세력들이 곳곳에서 암약하고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비록 특정 대상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야당이나 최근 독립기념관장 인선 문제로 갈등을 빚은 광복회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친일 DNA를 드러냈다가 국민 분노에 직면하자 북풍몰이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별다른 대응이 없는 상황입니다. 20일 오전까지도 당 대변인의 논평이나 지도부의 지지 발언이 나오지 않았으며, 친윤석열계 의원들 역시 침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반응은 지난해와는 정반대의 모습입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비슷한 표현을 사용했을 때, 국민의힘은 즉각적인 지지 발언으로 대응했습니다. 당시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통령으로서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반국가 세력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대통령의 발언을 적극 지지했습니다. 이후에도 국민의힘은 '반국가 세력'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이번에 국민의힘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지도부 인사는 “발언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개인적 견해가 있다”며, 반국가 세력이 존재한다면 이를 법적으로 처리하면 될 일이지, 선언적 발언으로 국민을 갈라놓는 것만으로는 실익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지도부 인사는 대통령의 발언이 야권에 유화 제스처를 취하다가 갑작스럽게 반국가 세력을 강조하는 등 일관성이 없다는 점을 문제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원내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당이 대통령의 모든 발언에 대해 일일이 반응을 내놓을 수는 없다”며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이번 반국가 세력 발언에 대한 국민의힘의 미온적 반응은, 당내에서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실효성을 가지는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음을 보여주며, 여권 내부에서의 정치적 전략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사진제공: 대통령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