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의 만남 / 수필

수필 『대전의 별』/ 강형기

작성일 : 2024-10-05 14:36 수정일 : 2024-10-05 17:32 작성자 : 강형기 기자 (the3do@naver.com)

 

『대전의 별』

 

 

예로부터 밤하늘은 수많은 전설과 신비로움을 가득 안은 채 시대를 거듭하면서 무수한 영감과 인류 발전에도 뗄 수 없는 아름다움 이였다. 특히 어둠을 수놓는 저 무수한 별들은 항상 인간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밖에 없었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별 바다에서 별자리를 만든 옛사람들의 지혜가 참 재밌다. 별자리는 서양에서는 황도 12궁을 동양의 경우 고대 중국의 328수 체계가 있다고 한다. 현대 천문학에서는 총 88개 정도의 별자리를 둔다고 한다.

 

어려서 나는 서울의 낙산 아래 작은 동네에서 태어났다. 서울이었지만 종종 밤하늘에 떠 있는 별을 보며 저녁 늦게까지 뛰어놀았던 추억이 생각난다. 내가 성장하면서 서울의 밤하늘이 품은 그 반짝이는 별들이 조금씩 흐릿해져만 갔다. 지금도 낙산에 오르면 밤하늘의 내 어릴 적 별들을 볼 수 있을까? 내 어린 추억이 묻어있는 그곳을 다시 한번 찾아보고 싶다.

 

밤하늘의 별을 마음껏 보지 못하게 된 30대에 나는 대전으로 거주지를 옮기게 되었다. 그리고 대전에서의 첫날밤이 나에겐 놀라움이었다. 서울 못지 않은 이런 대도시에서 저 정도의 선명하고 아름다운 별을 보는 게 가능했구나! 보증금 300에 월세 26만 원의 작은 원룸 창밖으로 보이는 별들의 아름다움은 나의 어린 시절 그 감성을 다시금 느끼기에 충분했다. 대전에서의 첫날밤은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다시 마주한 별들과 나의 가슴 먹먹해지는 재회의 시간이었다.

 

글을 쓰면서 나는 재밌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009년 대전광역시에서 북두칠성을 <대전의 별>로 공식화했다는 기사를 찾아보게 된 것이다. 내가 대전에 내려와 가장 처음 보게 된 바로 그 별자리이다. 북두칠성은 동양의 별자리로 가장 유명한 별자리고 안 들어 본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북두칠성이 사실 총 8개의 별로 이루어진 건 대부분 모를 것이다. 북두칠성의 꼬리 쪽 끝에서 두 번째 별이 이중성이기 때문이다. 8개의 별이 다 보인다는 사람도 있고 나 같은 경우는 아직도 7개만 보이는 북두칠성이다. 특히 북두칠성은 예로부터 인간의 수명을 관장한다는 전설이 존재해 왔으며 동양의 별자리로써 우리나라의 고인돌에서 북두칠성의 문양이 새겨진 채 발굴된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나 또한 1년 정도였지만 문화재 복원 사업체에서 일하면서 직접 고인돌을 보기도 했었으니 말이다. 북두칠성을 상징적 별자리로 지정한 대전시민이 된 지금도 나는 밤이 되면 밤 하늘을 올려다보며 수많은 상상에 빠져 별들이 주는 영감을 얻곤 한다. 7개의 별마다 대전시의 상징성이 들어있단다. 첨단과학도시, 녹색도시, 행복도시, 교통도시, 창조도시, 문화도시, 미래도시로 각각 의미를 부여했다.

 

118일 생인 나의 별자리는 염소자리이다. 서울에 살았더라면 북두칠성이나 나의 별자리를 보기 위해 외곽으로 빠져나와야 했겠지만 맑은 날씨 속 대전 옥계동의 나의 오래된 구옥 마당에 나서면 대전을 품고 있는 밤하늘의 별들을 마주할 수 있다. 청정지역 산꼭대기에서 올려다보는 은하수까지는 아니어도 이만큼 내 시야를 수놓는 저 별들을 볼 수 있는 이곳 대전이 점점 더 좋아진다. 단 하나의 별이면 어떠하리. 서로가 바라볼 수 있음에 나의 추억들은 여전히 아련하고 별이 주는 시심은 무한하니 나는 여전히 대전의 밤하늘에 뜨는 저 별이 좋다. 가장 밝은 달빛보다 작은 저 별빛이 좋다. 하나의 가장 밝음보단 작더라도 여럿이 모여있는 대전의 별 북두칠성이 외롭지 않아 좋고, 그 별을 날 맑은 밤 만나볼 수 있는 이곳 대전이 좋다.

 

 

 

강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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