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4-10-20 22:43 수정일 : 2024-10-20 23:58 작성자 : 계석일 기자 (keapark@hanmail.net)
부모들이 결혼한 자식의 집에 머물지 않는 이유가 있다. 친정 엄마가 시키면 관심, 시어머니가 시키면 간섭이다. 간섭은 불필요한 지적이고 관심은 필요한 것을 채워주는 것이다. 간섭은 부담을 낳고 관심은 애정을 낳는다. 그래서 간섭하는 시어머니는 마음이 불편하고 간섭 같지만 관심처럼 여겨지는 친정엄마는 마음이 편하다.
관심은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고, 간섭은 상대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다. 좀 더 깊이 살펴보면 간섭과 관심은 편견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즉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간섭이 되고 관심이 된다. 관심은 상대방에게 마음을 주지만 간섭은 상대방에게 부담을 준다. 그래서 관심을 받고 자란 아이는 건강하지만, 간섭을 받고 자란 아이는 유약하다.
친정 부모가 시키는 일은 잘 되라는 뜻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관심이고, 시부모가 시키는 일은 가르치려는 생각에서 간섭이라고 생각한다. 간섭은 원하지 않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고, 관심은 원하는 것을 해결해 주는 것이다. 그러니 못처럼 결혼한 아들 집에 가서 이것저것 잔소리하면 간섭이 되니 생활비를 주면 최고의 관심이 된다.
딸을 둔 엄마는 시집간 딸네 집에서 두 다리 쭉 펴고 누울 수 있지만 아들을 둔 시부모는 아들에게 피해를 줄 갈까 봐 그렇게 하지 못한다. 그래서 예전부터 사위를 백년손님이라 했다. 최근엔 며느리도 백년손님이라고 하는데 며느리나 사위 모두 집에 자주 온다 해도 어딘가 불편한 점이 있기에 백년손님으로 칭한다는 것이다.
사실 부부는 서로에게 부담이 되면 단 하루도 살 수가 없다. 서로에게 짐이 되기보다는 관심이 있어야 하고 간섭보다는 협조자가 되어야 한다. 부담이 되는 간섭과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관심의 초점은 바로 배려에 있다. 세상을 살다 보면 누구는 부담이 되고 누구는 평안이 온다. 부담은 편견에서 오기 때문에 배려해 주는 마음이 있으면 해결된다.
간혹 결혼한 아들이 부모에게 이런 말을 건 낼 경우가 있다. "제가 알아서 할게요,"라는 말은 부모의 사랑과 관심은 알지만 간섭하지 말아 달라는 현실적인 표현일 수도 있고 배우자가 있으니 이제 품 안에서 놓아 달라는 표현이기도 하다.
한국도 이제는 생활문화가 서양화되고 있다. 품 안에 자식으로 생각했던 자식들이 하나둘씩 부모 곁을 떠나 스스로 독립하는 추세다. 간섭도 싫어하고 관심도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는다. 스스로 살아가는 그들만의 세상이 있기에 친정 부모도 시부모도 따지지 않는다.
애정이 꽃 피던 시절을 살아온 586세대 부모들이여! AI 시대를 살아가는 자식들만의 워라밸 세대를 어찌 알 수 있겠습니까? 관심도 사랑도 이제는 간섭이 될 수 있으니 지켜보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