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풍이미(望風而靡) 단상

‘영어 때문에 나만큼 아파봤니?’를 읽고

작성일 : 2024-12-01 05:47 수정일 : 2024-12-01 07:39 작성자 : 홍경석 기자 (casj007@naver.com)

▶ 도서 ‘영어 때문에 나만큼 아파봤니?’


[영어 때문에 나만큼 아파봤니?] (김재흠 저 / 도서출판 행복에너지 간)를 선물 받았다. 영어 낙제생 출신이 영어로 강의하는 강사가 되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그렸다.

 

반평생 동안 영어 콤플렉스를 가슴에 안고 살아온 저자는 40대 후반의 늦은 나이에 우연히 싱가포르 대사관에서 근무할 기회를 얻는다. 싱가포르에 간 지 1주일 만에 저자는 영어 때문에 최악의 상황을 경험하고 영어 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6개월 동안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던 영어가 현지 외국인의 코칭과 자신의 집념 덕분에 조금씩 들리기 시작하면서 나중엔 생활영어의 달인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갖추게 된다.

 

이후 OECD 한국대표부에 근무하게 되면서 그는 전 세계의 다양한 영어와 수준 높은 고급 영어까지 섭렵하게 되고, 이제는 외국인들 앞에 서서 유창한 영어로 재난 영어 강의를 하기에 이르렀다.

 

처우와 조직의 경직성으로 인해 많은 MZ 세대들이 중도 퇴직하고 공직 진출을 꺼리는 요즘, 이 책의 저자인 김재흠 저자는,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조직을 위해 성과를 낸다면 공직사회에서도 얼마든지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 주고 있다.

 

책을 덮으려니 영어와 연관된 지난날이 파노라마로 다가왔다. 나는 지독했던 가난 때문에 중학교에 진학할 수 없었다. 반대로 신문팔이, 구두닦이 등으로 소년가장을 자청하며 고생길로 접어들었다.

 

방위병으로 군복무를 마친 뒤 첫 직장에 들어갔는데 공교롭게 영어 회화 교재와 테이프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회사의 영업직이었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당시엔 초등(국민)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쳐주지 않았다.

▶ 나의 첫 저서 ‘경비원 홍키호테’

 

 

중학교부터 영어를 배웠는데 중학교라곤 문턱도 넘지 못했으니 영어를 알 턱이 없었다. 하지만 특유의 오기로 그 난관을 돌파했다. 교재 전체를 통째로 달달 외워버린 것이었다.

 

덕분에 얼추 본토인 가깝게 영어의 발음까지 출중한 실력으로 환골탈태할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불과 26살에는 그 영어 회화 교재 판매회사에서 최고의 판매 실적을 기록하며 전국 최연소 소장(과장급)이 되기도 했다. 열정이 부른 당연한 결과였다.

 

당시의 노력을 진솔하게 담은 나의 첫 저서가 바로 [경비원 홍키호테]이다. 어제는 모처럼 대덕구 오정천을 거닐었다. 갈대와 해바라기가 한데 어울려 일대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기온이 변덕 심한 사람처럼 고온 저온으로 크게 바뀌는 즈음이다 보니 어디선가 바람이 강하게 불어왔다. 그 바람에 오정천 일대의 갈대 군락은 일거에 망풍이미(望風而靡)의 분위기로 반전되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는 기세를 보고 쏠린다는 뜻으로, 소문을 듣고 놀라서 맞서 보려고도 하지 아니하고 달아남을 이르는 사자성어다. <삼국지>에 나온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지만 영어 공부 역시 망풍이미마인드라면 영어의 정복은 요원하다. 비록 자화자찬(自畫自讚)일지라도 셀프컨트롤(self-control)의 용기백배(勇氣百倍) 부여로 스스로를 자극해야만 비로소 가능하다고 보는 시각이다.

 

망풍이미(望風而靡) : 이는 멀리 바라보고 놀라서 싸우지도 않고 흩어져 달아남을 의미한다. 높은 덕망을 듣고 우러러 사모하여 반항하거나 반역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스스로 돌아서서 따라오거나 복종하는 것을 이르기도 한다. ‘바람 오기 전에 풀이 먼저 눕는다라는 뜻이다.

▶ 오정천 갈대밭의 장관, 여기서 사자성어 ‘망풍이미‘를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