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표범은 비겁하지 않다

썰물의 잔해

작성일 : 2024-12-21 10:03 수정일 : 2024-12-21 13:18 작성자 : [대전= 더뉴스라인] 홍경석 기자 (casj007@naver.com)

[더뉴스라인] 홍경석 기자 = 썰물은 해양 조수의 간만으로 해면이 하강하는 현상이다. 만조(滿潮, 밀물이 가장 높은 해면까지 꽉 차게 들어오는 현상)에서 간조까지를 이르며 하루에 두 차례씩 밀려 나간다.

 

간조(干潮)는 바다에서 조수가 빠져나가 해수면이 가장 낮아진 상태이다. 하루에 두 번 일어나며, 달의 인력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통상 썰물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런데 썰물은 반드시 잔해를 남긴다.

 

먼저 잔해(殘骸)썩거나 타다가 남은 뼈혹은 부서지거나 못 쓰게 되어 남아 있는 물체를 뜻한다. 아울러 넋이 나간 채 남아 있는 육체, 산송장을 이르는 의미로도 차용된다.

 

물론 이를 생태학적 범주에서 접근하자면 긍정적 결과도 도출된다. 썰물의 잔해는 바닷물이 빠져나가면서 드러나는 해양 생물이나 물체의 잔여물이 주를 이룬다. 이는 해안가에서 자주 관찰되며, 해양 생태계의 중요한 부분을 형성한다.

 

인천 지역에서는 썰물 때 침몰선의 잔해가 수면 위로 드러나는 현상이 관찰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아무튼 썰물의 잔해는 다양한 해양 생물의 서식지로 작용할 수 있다.

 

이들은 썰물 동안 드러난 지역에서 먹이를 찾거나 번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따라서 썰물의 잔해는 해양 생태계의 건강을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를 현실 정치에 접목하면 문제가 달라진다. 언제부턴가 나는 정규 뉴스를 보지 않는다. 소위 카더라라는 따위의 믿을 수 없는 지라시가 판을 치고 있어서다.

 

좌와 우로 갈린 그들은 상대편을 향해 저주에 가까운 독설은 물론이며, 심지어는 없는 일까지 사실이라고 포장하고 가짜 뉴스까지 남발하며 아주 성실한 모범 배달꾼처럼 마구 퍼 나르고 있다.

 

이쯤 되면 또 다른 잔해(殘害, 사람에게 인정이 없이 아주 모질게 굴고 물건을 해침)의 주역이 되는 셈이다. 이러한 잔해의 주역은 우리 도처에 깔려있다. 단국대 서민 교수는 오늘 자 모 신문에 이런 촌철살인의 칼럼을 올려 필자의 공감을 받았다.

 

= “(전략) 공수처는 연간 예산을 200억 원이나 배정받으면서도 출범 후 3년간 유죄판결을 단 한 건도 끌어내지 못했고, 다섯 번 청구한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모두 기각당했다. (중략)

 

그동안 공수처가 일을 안 한 이유가 인력 부족이었다는데, 내란죄 같은 큰 사건을 맡는 게 과연 가능할까? (중략) 이런 공수처를 보면서 다음과 같은 덕담을 건넨다. ‘썩은 고기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일이 있는가? 없으면, 공수처를 보라.’ ” =

 

1985년에 발표한 조용필의 히트곡 <킬리만자로의 표범>에 이런 가사가 눈길을 포박한다.

 

-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가 아니라 나는 표범이고 싶다. 산정 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 죽는 눈 덮인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 -

 

권력이나 금력이나 그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제발 우리 모두 비겁한 하이에나는 되지 말자. 굶어서 얼어 죽을지언정 표범은 결코 하이에나처럼 비겁하지 않다.

 

아무리 썰물일망정 더러운 잔해보다는 오히려 건강한 해양 생물의 서식지로 발전할 수 있는 토양을 남기는 게 가뜩이나 어려운 대한민국호를 살리는 지름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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