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5-03-25 06:11 수정일 : 2025-03-25 09:13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casj007@naver.com)

개학한 지 20일이 지났다. 월요일인 어제도 등교하여 주경야독의 공부에 전념했다. 바로 옆자리의 급우는 51년생으로 연령적으로도 ‘선배님’이다.
“반장님, 지난 주말엔 뭐 하셨어요?”라고 묻기에 “술 먹느라 바빴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랬다. 반장으로 당선되어 축하한다는 지인들의 술 세례에 토.일요일 이틀 연속 대취했다.
물론 이러한 과음은 삼가는 게 좋다. 아무튼 우리 반은 29명이 공부한다. 오늘은 한 명이 추가로 입학 예정이다. 결원이 생기는 바람에 충원되어 함께 공부하게 되었다.
우리 반은 60-70세대가 주를 이룬다. 만학의 열기가 용광로처럼 뜨겁다. 몇 해 전 미국의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 학교를 배워라”고 말하여 화제가 된 일이 있었다.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이지만 교육열 하면 세계에서 두 번째 가라면 서러운 것이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교육열이(었)다. 많이 배우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인식은 자기 자녀를 최대한 많이 가르치려는 어떤 본능으로 실천되었다.
하지만 정작 산업화 시대 이전의 우리네 60-70세대는 가난에 찌들어 못 배운 설움을 지니고 있다. 통한의 그 한풀이가 이제는 자녀를 모두 키워놓고 잃어버린 자신을 찾아 학교로 돌아가는 만학의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60-70세대들이 고민하고 때론 당면한 문제 중 하나는 치매(癡呆)라 할 수 있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치매는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했다.
기원전 2000년경, 이미 고대 이집트인들은 노화에 따른 기억력 감퇴 현상을 인식하고 있었다. 특히 기원전 2500년경의 이집트 재상이자 철학자였던 피타 호테프는 한 노인의 상태를 기록하며 매일 밤 점점 더 어린아이처럼 변해간다"라는 글을 남겼다.
언젠가 노인정에서 어르신들께서 화투를 치길래 물으니 “치매 예방 차원에서 머리를 굴리고자 즐기는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의학적 소견으로는 어이가 없다 할 수 있겠지만 아무튼 머리를 ‘활용’한다는 측면에서는 이해할 수도 있는 측면으로 보았다.
치매는 여러 가지 이유로 고통스러운 질병이다. 치매는 기억력, 사고력, 언어 능력 등 인지 기능을 저하시킨다. 이는 일상 생활에서의 독립성을 잃게 하고, 개인의 정체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신체적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환자의 전반적인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치매는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친다.
가족들은 치매 환자의 변화를 지켜보며 슬픔과 스트레스를 느끼게 된다. 사회적 고립 역시 치매 환자를 더욱 절망에 빠지게 한다.
“우리의 뇌는 사용하지 않으면 쇠퇴하지만, 끊임없이 도전하고 자극하면 무한한 가능성을 만들어낸다.” 미국 정신과 의사 존 레이티가 한 말이다.
60-70세대 그리고 그 위 어르신들의 만학 열기에서 치매 극복의 어떤 데칼코마니(décalcomanie)를 새삼 발견하는 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