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5-03-26 10:18 수정일 : 2025-03-26 14:19 작성자 : 김용복 기자 (kyb1105@hanmail.net)
문화예술사업 신청서를 독일어나 영어로 작성하면 지원받을 수 있을까?
박인석 / ‘K-뮤직 필하모닉’오케스트라 지휘자

베토벤, 슈베르트, 차이콥스키 등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곡가로서 그들의 음악은 전세계인들이 즐겨 듣는다. 하지만 이들을 낳은 독일, 오스트리아, 러시아 등의 나라에는 자랑할만한 그 나라의 음악이 없다.
우리나라에는 세계인들을 울리게 하는, 우리민족의 대표적 가락 아리랑이 있다.
아리랑은 2012년도에 유네스코 세계 인류무형유산(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Humanity)에 등재됐으며, 이로써 우리나라는 강강술래와 판소리를 비롯해 모두 15건의 인류무형유산 보유국이 됐고, 또 우리나라의 아리랑은 현재 150여곡의 약 8,000여편이나 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우리음악은 듣는 이와 부르는 이들 모두를 울리기도 하고 춤추게도 하는 애절한 감정이 스며들어 있는 감미로운 가락이다. 이런 묘약의 아름다운 우리음악은 저절로 얻어진 것이 아니다. 5천년의 유구한 역사동안 세계에서 유일하게도 가장 많은 끊임없는 외세의 침략과 핍박과 수모(受侮)를 당한 우리선조들의 한(恨)과 얼과 정서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음악은, 서양음악이나 또는 국적도 모르는 난해한 외국의 사회음악에 밀리어 갈수록 듣는 이, 부르는 이 조차 점점 사라져 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방송 프로그램 등에서도 기피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한때, 온가족이 저녁마다 모여 오랫동안 연습한 동요곡을 가지고 방송국의 '가족동요 노래부르기대회'에 나가는 일은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옛날 추억이 된 듯하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음악은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부르게 될까!
오래전에 일본 동경의 아키하바라 전자상가를 방문한 적이 있다. 상가문 유리창과 각 층의 계단마다 한글로 '전기밥솥 팔아요'라는 홍보글을 보고 얼굴이 화끈거리고 외제타령하던 일부 주부들을 원망한 적이 있다.
나는 지금까지도 외제 제품을 기피한다. 한국사람이 한국 것을 사랑하지 않고 막무가네식 외제타령하던 당시의 추세가 한없이 슬펐다.우리는 종종 필요시에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를 자주 인용한다. 한국사람이 한국음악을 듣지도 않고 부르지도 않으면 누가 듣고 불러 주겠는가!
나는 한국에서 태어난 한국사람이기에 한국음악만을 고집하기로 작정하고 연주한지도 어언 27년이 지나고 있지만, 아직도 일부 지역 텃세들의 모함과 횡포로 정부와 지자체의 문예지원금은 거의 제대로 받지도 못했다.
문예지원금은 국민의 혈세로 조성된 것이 아닌 ADB 차관자금인가? 아니면 담당기관들의 모체가 외국단체인가? 그렇다면 앞으로는 문화예술사업 신청서를 독일어나 영어 등으로 작성하여 제출하면 지원받을 수 있을까? 참, 어이없는 기가 찬 아이러니컬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