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며느리가 진짜 착한 내 아들 아내
작성일 : 2025-04-09 05:32 수정일 : 2025-04-09 06:26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casj007@naver.com)

집 앞을 나서면 50층에 육박하는 초고층 아파트가 주변을 압도한다. 아직도 많이 비어 있는 그 아파트는 완공 후 분양 아파트다. 유명 브랜드 건설회사 작품이다 보니 나처럼 빈곤한 서민으로는 솔직히 거저 줘도 들어가 살 입장이 못 된다.
로또복권에 1등으로 당첨된다면 또 몰라도. 아무튼 그런데 그 아파트 단지의 이름 역시 최근의 트렌드에 맞게 외국어가 주렁주렁 달렸다. 4월 8일 자 조선일보 [윤희영의 News English]에 ‘외국어 주렁주렁 달린 아파트 이름’이 실려 눈길을 끌었다.
이중 백미(?)만을 꼽아본다. = “아파트 단지 이름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건설사들이 고급 이미지를 덧씌우려고 고유 브랜드에 외국어 애칭까지 주렁주렁 이어 붙이면서 늘어지는 탓이다.
외국어 4~5개는 해야 뭔 말인지 짐작할 정도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가장 긴 이름을 가진 아파트는 전남 나주의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빛가람 대방 엘리움 로얄카운티 1차’와 경기도 파주의 ‘초롱꽃마을 6단지 GTX운정역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로, 글자 수가 25자에 달한다. (중략)
못된 며느리는 시어머니 못 찾아오게 그런 길고 난해한 이름의 아파트로 이사 간다는 우스개가 나올 정도다.” = 이 기사를 보면서 맞는 말이다 싶어 쓴웃음이 났다. 그러나 이 기사의 마지막 글에서 희미하나마 희망을 볼 수 있어 즐거웠다.
= “‘월드메르디앙 펜테리움 센트럴파크 원페를라 에델루이 더테라스’ 아파트에 사는 며느리는 다시 이사 갈 생각을 하고 있다. ‘OOO 아파트’에 살 땐 혼자 오시던 시어머니가 주소를 기억 못 하겠다며 시누이를 앞세워 함께 오시기 때문이다.” =
참 착한 며느리가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느리는 내가 애지중지 키운 사랑하는 내 아들의 소중한 아내다. 아파트의 이름이 길어서 이제는 아예 찾아올 줄조차 모르는 가엾은 시어머니를 위해 이사까지 결행했다는 것은 보통 착한 며느리가 아니다.
그 이유가 물론 시어머니 혼자서가 아닌, 사실은 좀 불편한 대상일 수도 있는 시누이까지 동행한다는 사실에서의 ‘탈출’이 주목적일지는 몰라도 하여간.
사랑하는 딸이 얼마 전 이사를 했다. 그러나 초대를 안 하니 갈 명분이 안 된다. 딸은 이사한 김에 가구를 바꾸고 집 안 치장까지 마친 뒤 1박 예정으로 우리 부부를 초대한다고 했으나 지금껏 함흥차사다.
“아니다! 우린 점심만 먹고 내려올 거다.” 딸에게도 안사돈(딸의 시어머니)이 계신다. 딸이 이사한 아파트 역시 안사돈께서 찾아가시기 힘들 만큼 이름이 스무 자 이상으로 긴지 안 긴지는 아직 안 가 봐서 모르겠다.
다만 안사돈과 우리 부부를 같은 날에 초대해 주었으면 하는 게 친정아버지인 나의 바람이다. 안사돈을 뵌 지도 꽤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