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와 작가 고료와 엇박자의 아이러니
작성일 : 2025-04-13 14:35 수정일 : 2025-04-13 22:04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casj007@naver.com)

“시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 줄 수 있을까 /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
함민복 시인이 쓴 ‘긍정적인 밥’이라는 시다. 이 시는 1996년 창비에 실린 시라고 한다. 당시엔 몰라도 지금은 3만 원이면 둘이서 식당에서 밥을 먹기에도 부족하다.
시민기자 활동을 시작한 지 20년이 넘었다. 작가로는 올해가 딱 10년 차다. 기관과 지자체 등지의 시민기자로 발탁되면 소정의 고료가 지급된다. 단, 자신이 글(기사)을 쓰고 사진까지 취재한 내용이 뉴스로 ‘도약(跳躍)’해야만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그야말로 차비도 못 건진다는 얘기다. 그동안 숱한 기관(지자체)에서 시민기자로 잔뼈가 굵었다. 덕분에 시민기자 신분에서 논설위원 급 칼럼니스트로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은 무 고료의 연속이었다는 거다. 간혹 고료를 주는 경우도 있지만 그 액수는 정말 밝히기에도 쪽팔릴 만큼 조족지혈에 불과했다.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국가다.

따라서 돈이 없으면 비참해진다. 기자와 작가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열심히 글을 쓰고 취재를 하고 책까지 발간하였지만 정작 그리고 막상 이것이 돈, 그러니까 고료 내지 인세와 연결이나 연동이 되지 않으면 늘 그렇게 궁핍에 찌들기 마련이다.
상식이겠지만 취재든 집필이든 나는 뭣하나 허투루 하지 않는(았)다. 그동안 7권의 단독 저서를 출간했지만, 출판사를 통한 내 글의 수정이나 교정 따위는 일체 하지 않았다.
여기서 나는 나름 나만의 굳건한 프라이드(pride)를 견지하고 있다. 사족이겠지만 책을 낼 때 출판사에 나의 작품에 대한 글의 수정이나 교정을 보게 되면 가외로 돈이 더 들어간다. 출판사는 봉사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출판사의 교정 전문 직원은 폼으로 있는 게 아니다. 아침에 경기도에 거주하는 문인과 통화를 나누었다. 출간 작업을 하고 있는데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내게 물었다.
”홍 작가님, 올해는 출간 계획 없나요?“ 순간 ‘대략난감’이라는 생각에 적이 당혹스러웠다. 글쎄요... 출판 비용이 있어야 책을 내지요. 혹자는 자신이 출판비를 대주겠다고 큰소리를 치지만, 알고 보면 그저 말뿐이더군요.
끝으로 한 마디 더. ”언론사 대표님들~ 기사 한 꼭지 당 3만 원도 좋으니 저한테도 주시면 안 될까요? 이러다 밥 굶어 죽겠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