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으로 두말하는 대선 후보, 대통령 되어도 괜찮을까?
정치인의 말은 곧 그 사람의 철학이고, 그 철학은 국가의 미래를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그런데 한 대선 후보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시기와 환경에 따라 너무도 달라진다면, 우리는 그를 과연 신뢰할 수 있을까?
이 후보는 2017년 자신의 저서 *‘이재명은 합니다’*에서 주한미군 주둔 문제를 “합리적 논쟁의 대상”이라며 미국 중심의 안보 체계를 비판했다. 사드(THAAD) 배치에 대해서도 “한국을 위한 조치가 아니다”라며 강하게 반대했다. 심지어는 ‘가쓰라-태프트 밀약’까지 언급하며 미국이 일본과 함께 한국의 국익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랬던 그가 이제는 “한·미 동맹은 외교·안보의 근간”이라며 정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선 “양국 관계를 훼손해 얻을 게 없다"라고 했고, 주한 미·일 대사를 만나선 “한·미·일 협력은 대한민국의 중대한 과제”라며 한일 협력의 중요성까지 강조했다.
이는 2022년 “욱일기가 한반도에 다시 걸릴 수 있다"라고 했던 사람의 발언이라고는 믿기 어렵다. 대미 관세 문제와 같은 핵심 사안에 대해선 말 아끼기를 선택하면서, 미국의 자국 중심주의만 지적하는 모호한 태도는 더 큰 혼란을 낳는다.
일본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환경범죄”라던 그는, 이제는 “일본과의 관계 심화에 이의 없다”, “일본에 대한 애정이 깊다"라고 한다. 역사 문제에 있어선 일본의 양보를 전제로 대화하겠다더니, 최근에는 그 전제조차 희미해졌다.
물론 정치인이 현실의 변화에 따라 입장을 조정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그러나 그 변화는 국민에게 납득 가능한 설명과 일관된 원칙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 후보의 태도는 그보다는 기회주의, 말 그대로 상황에 따라 색을 바꾸는 ‘카멜레온 정치’에 가깝다.
많은 지식인들은 세계경제 10대 대국을 이끌어갈 지도자로 이 후보를 선택해도 괜찮을까 하는 유권자 들이 많다. 혼란스러운 국내외 정세 속에서 원칙 없는 유연함은 곧 리더십의 부재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 한국 사회엔 말에 책임질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민심의 불신과 자존감이 무너진 이 시대에, 진심과 일관성을 갖춘 인물이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