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만들기 위한 법 개정, 헌정질서 위협한다.

작성일 : 2025-05-02 21:34 수정일 : 2025-05-02 22:11 작성자 : 정규영 논설위원 (rebook@hanmail.net)

정규영 논설위원 / 교수

‘대통령 만들기’ 위한 법 개정, 헌정질서 위협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에 대해 항소심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선 유력 후보였던 이 대표의 행보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민주당은 즉각 움직였다.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재판을 받지 않도록 법을 개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2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핵심 내용은 대통령으로 당선된 피고인에 대해서는 임기 종료 시까지 형사 재판을 중지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사실상 '재판 정지법'이다. 헌법 제84조의 대통령 불소추 특권을 형사 재판 전체에 확대 적용하겠다는 취지다.
 
김 의원은 “현행법체계에는 이를 명확히 규정한 조항이 없다"라며, 대통령 직무 수행과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법안은 대통령 당선인을 위한 맞춤형 법 개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수사 중인 후보를 보호하기 위해 법을 뜯어고치는 것 자체가 헌정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다.
 
불과 몇 년 전, 민주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제왕적 대통령’이라 비판하며 권력 분산을 주장했다. 그런데 지금은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재판을 중지시키기 위한 법 개정에 나섰다. 정치적 입장에 따라 헌법과 법률 해석을 달리 적용하는 이중적 태도는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린다.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대통령이 범죄 혐의를 받고 있더라도 임기 동안은 법정에 설 필요가 없어진다. 대통령직이 방패가 되는 것이다. 이는 형사 사법 체계의 중립성과 사법부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
 
이미 해당 법안에 대해 헌법소원은 반드시 제기될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위헌 여부를 가릴 것으로 보이지만, 그 과정에서 국론은 또다시 양분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은 국민을 대표하는 자리다. 동시에 법 앞에 평등하다는 민주주의 원칙을 지켜야 할 첫 번째 공직자다. 재판을 피하기 위한 법 개정은 결국 대통령 본인은 물론 국민 전체에 부담이 된다.
 
정치인은 법위에 설 수 없다. 법은 권력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원칙이 되어야 한다. 법을 고쳐 가며 대통령이 된들 손으로 하늘을 가린 격이다. 당선의 기쁨이 비극이 아닌 희극으로 끝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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