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이대로 갈 것인가?

작성일 : 2025-05-28 21:32 수정일 : 2025-05-28 20:38

논설위원 김상호

 

대법관 증원 없다던 이재명 대선 공약집대법관 증원, 검사 징계 파면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담겼다.구체적으로 민간인 국방부 장관 임용, ··공군 참모총장 인사청문회 도입,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 대법관 증원, 검사 징계 파면제 도입, 주요 공공기관장 임기를 대통령과 맞추기 등이다.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전방위적 억제능력을 확보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추진하겠다는 내용도 있다.

 

존경한다고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고 했듯, 이재명의 말 바꾸기가 어디 한두 번인가. 게다가 국민 뜻을 확인하는 과정도 없이 국민 뜻이 자기 뜻과 같다고 전제하는 정치인이 바로 이재명 같은 포퓰리즘 정치인이라는 연구가 숱하게 나와 있다.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새 정부 이름을 국민주권정부로 명명할 전망이다.주권자인 국민을 강조하는 이재명다운 작명이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국민이란 개딸같이 자신에게 동조하는 사람만을 의미한다는 데 유의할 필요가 있다.

대선 총괄선대위원장인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은 이재명의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에 대해 국민주권을 모독하는 정치개입이라고 했다. 이재명과 강금실은 같은 편인 만큼 대법원 판결에 분노할 순 있다. 하지만 강금실에게 국민주권이란 법 위에 있는 개념이라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국민주권 원리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법치주의, 헌정주의도 부정하는 것이 바로 포퓰리즘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윤 전 대통령 못지않게 민주주의를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 그가 당선되면 행정부는 물론 입법부와 사법부까지 장악하면서 어떤 견제도 받지 않는 절대 권력을 휘두를 것이다. 그는 특정인을 겨냥한 정치보복은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의 말과 민주당의 행동은 다르다. 대법원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이후 대법원을 압박하는 민주당의 행태는 명백한 보복이자 사법부 탄압이다. 이 후보의 지시를 받은 민주당이 대법관을 100명으로 늘리고 비법조인을 대법관으로 임명하는 방안은 철회했지만, 조희대 대법원장 특검법안과 법원 판결의 헌법소원 허용, 대통령 당선인의 재판 중단 법안 등은 포기하지 않았다.

조희대 특검법안은 특검 수사를 통해 대법원의 재판 과정을 파헤치겠다는 것이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원내 과반 정당의 입맛대로 재판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조 대법원장이 특검 수사를 받고 재판 과정이 난도질당한다면, 파기 환송심 재판부는 공포에 질려 얼어붙을 것이다.

법원 판결의 헌법소원이 허용되면 헌재가 대법원 위에 군림하면서 기존의 사법질서는 무너진다. 이는 대법원을 최고 법원으로 규정하고 있는 헌법에도 위배된다. 특별재판소 성격인 헌재가 최고 재판소 지위를 갖게 되면 대법원의 위상은 쪼그라들고 기존 판례의 기속력은 약해질 게 뻔하다. 1심이나 2심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항소나 상고 절차를 건너뛰고 곧바로 헌법소원을 낼 수도 있다. 탄핵심판처럼 정치적 판단을 하는 헌재의 영향을 받게 되면 사법부의 독립과 권위는 와해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법원 판결의 헌법소원을 강행하려는 것은 파기환송심에서 이 후보의 유죄가 확정되더라도 헌재에서 이를 뒤집으려 하기 때문이다.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돼 공석인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하면 헌법재판관 9명의 정치 성향 분포는 진보 우위로 굳어지면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된다.

대통령 당선인의 재판 중지를 명시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누가 봐도 이 후보를 위한 위인설법이다. 특히 무죄 선고가 확실한 경우 재판을 계속해도 된다는 예외 조항은 헛웃음을 유발한다. 유죄를 선고하려면 재판하지 말라는 건데 법 위에 군림하겠다는 태도다. 이 후보는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정권교체 여론을 고스란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정권교체를 원하지만 이 후보에게 불안을 느끼는 유권자가 많다는 걸 이 후보는 알아야 한다.

이재명 같은 포퓰리즘 지도자는 엘리트 또는 적을 설정하고 적대감을 조성한다. 이에 동조하는 이들이 주권자 people’. 엘리트는 주권자의 범주에서 배제되는 꼴이다. 그래서 포퓰리즘에선 people국민아닌 인민으로 번역해야 한다(윤종희 2022년 논문 포퓰리즘, 국민주권의 변형을 지향하는 정치이념’). 대의제 민주주의보다 직접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이재명은 국민주권정부아닌 인민주권정부라고 하는 게 더 맞는 표현일 지 모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방을 경쟁자가 아닌 적대자로 인식한다. 그의 사전에 양보인정은 없다. 그는 아직도 자신이 2020년 미국 대선에서 패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재집권 후에도 자신에게 비판적인 인사에 대한 각종 보복을 시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진짜 컨시드정신을 발휘해야 했던 곳은 천연가스 부국 카타르와의 회담장이 아닌 백악관과 의회였지만 그는 이 공간을 전쟁터로 변질시켜 버렸다.

엿새 뒤로 다가온 우리나라 대선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진영 간 대결이 극단적 감정 싸움으로 변질되면서 대선 이후의 혼란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후보자들이 상대방의 장점을 인정하고 때론 퍼팅 양보를 허용하는 스포츠맨십은 찾아볼 수 없다. 각 후보자의 지지층 또한 상대 진영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대신 아예 녹아웃시키려 달려들고 있다. 열성 팬덤은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에게 타협이 아닌 압도적 승리만 요구한다.

요새 민주당에는 전통적으로 국민의힘이 추구하는 스펙 인재가 늘어났지만 본주류는 운동권과 시민단체 출신이다. 이들은 선후배 인연을 바탕으로 당의 중심을 차지했다. 자폭한 보수 정치에 반사이익을 얻어 선수(選數)를 쌓았지만 국회를 운영하는 모습에서 우리를 미래로 이끌 것인지에 대한 회의감이 크다. 이들의 이력서는 세속적 눈으론 화려하지 않을 수 있지만 운동가의 관점에선 모자람이 없는 이들이 많다.

지난 몇 년간은 정의와 양심보다는 충성심이 더 부각된 시기였다. 지난 1개월만 봐도 그렇다. 민주당은 대법원장 탄핵, 특검, 청문회를 거론했다. 4심제를 도모했고, 대법관 수를 30, 100명으로 늘리겠다고 나섰다. 사법부를 이렇게 거칠게 다룬 정당은 없었다.

대중의 뇌리에서 잊혀졌지만 민주당은 당헌도 맞춤형으로 고쳤다. 대선 1년 전에 당 대표는 사퇴해야 한다는 조항도, 기소되면 당직을 맡을 수 없다는 조항도 지워 버렸다. 1인자의 대선 가도를 위한 조치였다. ‘양심세력이 많다는 정당에서 이건 아니다란 반론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답을 찾아야 할 질문이 남아 있다. 누가 정치를 해야 하는가. 그 인재를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 리더가 건강한 선택을 내릴 당내 문화는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 계엄과 탄핵, 무너지는 당내 민주주의로 지금의 정치가 흔들리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사람의 빈곤, 특히 핵심 리더의 부재가 존재한다.

우리네 삶에 있어서도 그냥 생겨나는 결과가 과연 있을까. 거기에는 일련의 모든 선택들이 겹쳐 있기 마련이다. 6·3 대선의 선택도 그럴 것이다. 우리가 하는 어떤 선택들이 모여 앞으로의 결과를 만들어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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