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에 눈먼 정치인, 양심마저 내동갱이
요즘 정치판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양심과 진실이라는 말이 부끄러워질 지경이다. 권력 앞에 무릎 꿇고, 스스로의 신념과 정의를 헌신짝처럼 내던지는 정치인들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난다. 많이 배우고, 높은 자리에 올라 뭐 하겠는가. 그 모든 배움이 결국 자신의 양심을 짓밟는 데 쓰이고 있다면 말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의 발언은 많은 파장을 낳고 있다. 그는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에 대해 “검찰의 조작”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박 의원은 과거 검찰국장을 지낸 인물로, 누구보다 수사구조와 사건의 흐름에 밝은 인물이다. 그가 이런 발언을 했다는 것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일이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 부지사는 불법 대북 송금과 뇌물 혐의로 대법원에서 실형을 확정받고 복역 중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되자, 이 전 부지사는 자신의 사면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은 이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재명 대통령과의 연관성 문제는 정권의 정당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물론 “검찰 조작”이라는 주장은 아직 사실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전직 고위 검찰 출신이 이런 의심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는 것만으로도 국민의 불신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한편 민주당은 12·3 비상계엄 문건과 관련해 심우정 검찰총장 등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며 또 다른 정쟁의 서막을 열었다. 이 모든 상황을 보면, 정치가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지키기 위한 도구로 변질되어 가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정치란 국민을 위한 봉사다. 그러나 지금의 정치권은 마치 도둑의 소굴 같다. 그곳에 들어가려면 도둑이 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냉소적인 말이 현실처럼 느껴진다. 이런 세상에서 스스로를 속이며, 세상을 향해 ‘빛’이라 자처하는 자들이야말로 진정한 어둠이다. 어둠은 결코 빛을 이길 수 없다. 결국 언젠가는 드러나고야 만다.
백 년도 살지 못하는 짧은 인생, 떠날 때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 그 답을 오늘도 외면하는 정치인들에게 묻는다. 권력에 눈이 먼 순간, 스스로를 잃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진정한 개혁은 상대를 짓밟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내면을 먼저 바로잡는 데서 시작된다. 오늘의 여당, 더불어민주당이 그 점을 깊이 되새기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