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회복지원금 20조, 어디에 어떻게 쓰이나
“국민의 세금, 누구를 위한 퍼주기인가”
정부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민생회복지원금(소비쿠폰)’ 지급을 전격 결정했다. 1차로 전 국민에게 15만 원을 지급하고, 소득 하위 90%에겐 추가로 10만 원을 얹어 총 25만 원을 제공한다.
지급 방식은 신용·체크카드 포인트 충전 또는 지역사랑상품권, 선불카드 중 선택 가능하며, 사용처는 지역 내 전통시장, 음식점, 병원, 학원 등이다. 반면 대형마트, 백화점, 복합쇼핑몰, 배달앱 등은 사용이 제한된다.
이번 정책의 총예산은 약 20조 원 규모. 지난 코로나19 시기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21조7천억 원)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기초생활수급자는 25만 원, 차상위계층 및 한부모 가족은 15만 원, 인구소멸지역의 수급자는 2만 원이 추가 지급된다. 사용기한은 지급일로부터 4개월로 설정됐다.
분명 ‘지원’은 달콤하다. 공짜 돈을 마다할 국민이 얼마나 될까. 하지만 문제는 **“누가, 왜, 어디에 쓰는가”**이다. 국가 재정은 어느 한 사람의 돈이 아니다. 결국 세금이며, 국민 전체의 공동 자산이다.
대한민국 경제가 정말 위기인가. 정부는 연일 위기론을 외치지만, 국민들은 체감하지 못한다. 1년 전이나 지금이나 형편이 어려운 가정은 그대로 어렵고, 안정적인 가정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위기’라는 말로 정치적 동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는 아닌지 묻게 된다.
물론 인심은 곳간에서 난다. 하지만 그 곳간이 텅 빈 채로 퍼주기만 한다면, 결국 허리띠를 졸라매는 건 미래세대다. 지금의 20조는 언젠가 MZ세대가 짊어져야 할 빚이다. 과거 코로나 긴급재난지원금도 수십 조 원이 지급되었지만, 경제 지표가 드라마틱하게 좋아진 기억은 없다.
지도자는 나라의 살림꾼이다. 자신의 돈이 아니라고 해서 함부로 써선 안 된다. 재정 지출은 반드시 미래지향적이고 생산 가능성이 있는 곳에 쓰여야 한다. 단기 소비 진작도 필요하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자립 기반을 다질 수 있는 투자가 절실하다.
민생회복지원금이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생명의 물줄기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국가 재정의 고갈을 재촉하는 독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결정이 향후 어떤 결과를 초래하느냐는 것이다. 성숙한 사회는 지도자 한 명이 아니라 성숙한 시민 전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법이다.
이 지원금이 과연 지역경제를 살리는 촉매제가 될 것인지, 아니면 단기 인기몰이를 위한 전시성 행정으로 끝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퍼주는 정치는 언젠가 돌려받게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 대가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