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결석했더니
작성일 : 2025-06-27 04:23 수정일 : 2025-06-27 06:30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casj007@naver.com)

그제 무얼 하다가 다리를 다쳤다. 격한 통증이 파도로 밀려왔다. 아픈 것보다 학교에 갈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더 쓰렸다. 명색이 반장인 터에 함구(緘口)와 함께 아무런 액션(action)조차 없이 결석(缺席)한다는 것은 예의에도 어긋나는 법.
담임선생님과 부반장, 총무에게도 동문의 문자를 보냈다. “다리를 다쳐서 오늘은 부득이 결석합니다. 죄송합니다.” 잠시 후 내 건강을 염려하는 세 분의 문자가 도착했다. “빠른 쾌유를 바랍니다!”
학생의 결석은 단순히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넘어, 학업적 성취는 물론 사회성 발달, 책임감 형성, 그리고 미래 준비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먼저, 수업 내용 이해도 저하를 꼽을 수 있다. 학교 수업은 체계적으로 연결되어 진행된다. 한 번의 결석으로도 중요한 개념이나 진도를 놓칠 수 있으며, 이는 다음 수업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결석이 잦아지면 다른 학생들과의 학습 격차가 벌어지기 쉽다. 놓친 부분을 스스로 보충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이는 학업 부진으로 이어진다. 수업 중 이루어지는 형성 평가, 쪽지 시험, 그리고 주요 시험에 대한 정보나 준비 과정을 놓치게 되어 학업 성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업 중 궁금한 점을 즉시 질문하고 해결할 기회까지 잃게 된다. 이는 학습의 깊이를 더하는 데 방해가 된다. 학교는 학생들이 또래와 상호작용하며 사회성을 기르는 중요한 공간이다.
잦은 결석은 급우들과 어울리고 관계를 형성할 기회를 줄여 고립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 이러한 까닭에 나를 비롯한 우리 반 급우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불어도 초지일관 학교에 등교한다.
여전히 욱신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어제는 학교에 갔다. “안녕하세요?” 급우들이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인사와 함께 안부를 물어왔다. “다치셨다더니 좀 어떠세요?”
“지금도 추레(추레하다, 겉모양이 깨끗하지 못하고 생기가 없다)해 보이는데 조금 더 쉬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말 한마디로 천 냥 빚도 갚는댔던가. 말할 수 없는 고마움이 격랑으로 다가왔다.
“고맙습니다! 덕분에 많이 좋아졌습니다.” 1교시 수업을 마친 뒤 옆자리의 급우 한 분이 말씀하셨다. “오는 초복에는 제가 반장님께 몸에 좋은 녹두삼계탕 대접할게요. 그거 드시고 기운 내세요!”
나는 서둘러 손사래를 쳤다. “아닙니다. 제가 내겠습니다.” 우리 반 평균 연령은 70대 초반이다. 손자가 성장하여 심지어 대한민국을 지키는 군복무까지 하고 있음에도 정작 내 급우들인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이런저런 곡절로 말미암아 초등학교 졸업에서 그만 학문의 기회가 차단되었다.
그래서 그동안 쌓였을 말 못 할 사연과 곡절 그리고 회한의 파노라마는 책으로 써도 열권은 족히 쓰고도 남을 분량일 것이다.
우리 반은 오후 5시에 수업을 시작하여 밤 9시 30분에 공부를 마친다. ‘정밀 조사’를 하지 않아서 100% 팩트(fact)는 아니겠지만 지금도 나처럼 주간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공부하는, 주경야독(晝耕夜讀)의 험로(?)를 걷고 있는 분이 절반은 넘지 싶다.
그만큼 배움에 대한 갈증이 심했었다는 확연한 방증의 실천이다. 때로는 내 아들과 딸보다 연하인 선생님도 더러 보이는 곳이 바로 내가 다니는 중학교다.
하지만 하나 같이 훌륭한 그 선생님들께서는 이구동성으로 우리에게 응원과 격려까지 아끼지 않으신다. “부디 건강하게 공부하시는 것이 저와 우리 학교의 바람입니다. 시험과 성적에 신경 쓰지 마시고 건강부터 챙기세요!”
그야말로 정과 배려가 강물처럼 흐르는 교실의 훈훈함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표현은 참으로 아름답고 이상적인 교육 환경을 잘 나타내고 있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소속감을 제공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중요한 공동체다.
소중한 이 공간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고 서로를 존중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기반까지 된다. 그러므로 잦은 결석은 이러한 소속감을 약화시키고 불안감을 증대시킬 수 있다.
2교시가 시작되자마자 ‘만년 지각’ 학생이 헐레벌떡 교실로 뛰어들었다. 60대 초반의 그 학생도 나처럼 돈을 벌어야 하는 처지이기에 동병상련(同病相憐)과 측은지심(惻隱之心)이 더욱 교차하면서 내 마음을 바늘로 콕 찔렀다.
얼굴만 봐도 반가운 우리 반 급우님들이여~ 우리 모두 건강하자고요. 그리고 열심히 공부해서 우리도 ‘대학물’까지 먹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