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5-07-01 00:18 수정일 : 2025-07-01 07:26 작성자 : 김상호

논설위원 김상호
1500조 미해군 유지.보수.정비(MRO)수주 실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미 해군 선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첫 수주전에서 나란히 탈락했다.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기술력과 시스템을 내세웠으나, 가격과 납기 등 미국 조달 시장 특유의 평가 기준을 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한화오션은 이와 함께 태국 해군 수주전에서도 현지화 전략을 강조하며 공세 중이지만, 뚜렷한 실적을 확보하지 못한 채 계약이 지연되는 실정이다. 이 같은 연이은 수주 실패는 한국 조선업계 전략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신호로 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조선업에 협력을 요청한 만큼, 앞으로 관련 수주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 가운데 MRO 입찰에서 일본과 싱가포르에게 사업권을 넘겨주게되었다.한국의 대표적인 조선 기업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생산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미 해군의 군수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 시장은 연간 20조 원 규모로 추산되며, 한국 조선업체들에게 새로운 성장 기회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MRO 입찰에서 모두 낙찰에 실패했다.
이는 약 1,500조 원 규모로 평가되는 미 해군 전체 함정 시장의 일부로, 이번 실패는 한국 조선업계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미 해군 MRO 사업은 고도의 기술력과 신뢰성을 요구하는 분야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각각 2024년 7월 미 해군 공급사령부(NAVSUP)와 선박정비계약(MSRA)을 체결하며 입찰 자격을 획득했다. 한화오션은 2024년 8월 '월리 쉬라'호, 11월 '유콘'호의 MRO 계약을 수주하며 초기 성과를 냈으나, 이번 입찰에서는 싱가포르 업체에 밀렸다.한화오션은 2024년 6월 필라델피아 조선소 지분 인수를 통해 미국 내 거점을 확보했으나, 이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반면, 싱가포르와 일본은 미국 내 협력 네트워크와 오랜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입찰 환경을 구축했다.
기술적 경쟁력의 미세한 부족과 가격 경쟁력
싱가포르와 일본 등 경쟁국은 미 해군의 요구사항에 맞춘 정밀한 정비 기술과 오랜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국 업체들은 이지스 구축함과 같은 고부가가치 함정 건조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MRO 사업은 단순한 기술력뿐 아니라 미 해군의 특정 요구사항과 표준을 충족하는 세부적인 노하우가 필요하다.
한국 업체들은 국내 생산 중심의 비용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미국 내 현지 인프라 구축에 따른 추가 비용이 입찰 가격에 반영되었을 수 있다.싱가포르 업체는 낮은 인건비와 효율적인 공급망을 활용해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높다.
일본 역시 미 해군과의 오랜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비용 최적화 전략을 구사하며 입찰에서 우위를 점했다. 한국 업체들은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가격 경쟁력 면에서 글로벌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미 해군은 친환경 기술과 디지털화된 정비 시스템을 점차 강조하고 있는데, 한국 업체들의 준비가 상대적으로 부족했을 가능성이 있다.
한미 동맹의 신뢰도와 방산 협력
미국은 동맹국과의 방산 협력을 추진할 때 정치적 안정성과 신뢰도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이대통령의 '친중·친북' 논란은 한국의 외교 정책 방향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증폭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는 방산 협력, 특히 고부가가치 MRO 사업과 같은 민감한 분야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신뢰도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은 중국과의 군사적 경쟁을 고려할 때, 동맹국의 정치적 성향이 자국의 안보 전략과 일치하는지를 면밀히 검토하기때문이다.한국은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방산 협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최근 한국 내 정치적 논란과 외교적 마찰이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진보 진영의 외교 정책이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전략과 상충될 수 있다는 우려는 미 해군의 의사결정 과정에 미묘한 영향을 줄 수 있기때문이다.
미국 국방부는 군수 정비 허브를 인도·태평양 지역 5개국에 구축한다는 계획으로, 한국을 방산 협력의 중요 거점으로 보고,트럼프 대통령도 K-해양방산에대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 통화에서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MRO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 조선업의 협력을 요청했었다. 여러 산업 중 ‘K조선’을 콕 집어 언급한 건 이례적이라는 평이 나왔었지만 이번 사업수주 실패는 의외였다.
MRO 사업은 상대적으로 기술 이전과 보안 문제가 민감한 분야로, 미국은 신뢰도가 높은 파트너를 선호한다. 한국 업체들이 이러한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외교적 지원이 필수적이다.특히 외교 정책에 대한 일부 비판은 '친중' 및 '친북' 성향으로 지목되며, 이는 미국과의 외교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는 달리 일본은 미일 동맹을 바탕으로 MRO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확보했으며, 싱가포르는 지리적 이점과 비용 효율성을 앞세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이 대통령의 '친중·친북' 논란과 현대·한화오션의 미 해군 MRO 수주 실패 간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명확하지 않지만 최근에 외교적 논란은 한미 동맹의 신뢰도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방산 및 조선 산업의 해외 수주 경쟁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한국 조선업체들은 기술력과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해야 한다. 동시에, 정부는 한미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방산 산업을 적극 지원하는 외교적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