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5-07-01 19:52 수정일 : 2025-11-12 20:54 작성자 : 이천석 기자 (cheonsuk@gmail.com)
사법부가 이재명에 대한 형사재판 일정을 사실상 그의 임기 중에는 중지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법원이 “공무 수행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재판 일정을 최대한 유예하겠다”고 밝힌 취지로 해석되는 이 결정은, 한마디로 법치의 근간을 뒤흔드는 위험한 판례다. 과연 사법부는 ‘법 앞에 모든 국민은 평등하다’는 헌법 제11조를 기억하고 있는가.
이재명은 현재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대북 송금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다수의 중대범죄 혐의로 기소돼 있다. 하지만 이제 그는 '국회의원 신분'도 아닌, 그저 '대통령'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실상 면죄부를 받고 있다. 그의 형사재판이 임기 중 정지된다면, 이는 명백히 일반 국민과의 차별이다. 평범한 국민이 같은 혐의를 받았다면 구속 수사에 재판정에 하루가 멀다 하고 불려 다녔을 것이다.
정치적 공방이나 편가르기를 떠나, 이 사안은 '법의 형평성과 정의'라는 근본적 가치를 시험하는 중대한 문제다. 대한민국의 사법 체계가 특정 정치인을 위해 스스로를 유예하고, 재판 일정을 "권력자 일정에 맞춰 조정하는" 것이 정당화된다면, 앞으로 법은 권력의 시녀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사법부는 ‘공무수행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이는 곧 ‘중범죄 피의자의 공적 역할 수행을 보호한다’는 모순된 논리로 귀결된다. 국민 누구나 범죄 혐의가 있다면 사법 절차에 따라 조사받고 심판받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유력 정치인이라는 이유로 재판이 유예된다면, 법은 더 이상 모두에게 공정한 저울이 아니다. 그것은 특권이고, 그것은 민주주의의 부정이다.
국민은 지금 묻고 있다. “왜 이재명은 다르고, 우리는 같은 죄를 져도 재판을 받아야 하는가?” 만약 이재명의 재판이 임기 동안 유예된다면, 사법부는 모든 국민의 재판도 동등하게 유예해야 형평성에 맞는다. 하지만 그것은 국가 기능을 정지시키는 행위일 뿐이다. 그렇다면 유예되어야 할 것은 재판이 아니라, 오히려 중대 범죄 혐의를 지닌 정치인의 공적 활동이다.
사법부는 즉각 입장을 정정하고, 모든 피고인에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정의는 권력자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아야 하며, 법은 강자에게 더 엄정해야 한다는 불문율을 다시 상기해야 할 때다. 사법부가 진정으로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은 판단을 내리길 강력히 촉구한다.
[이천석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