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같은 돈,재정 거덜나야 속이 풀리겠나

작성일 : 2025-07-10 10:19 수정일 : 2025-07-10 22:58 작성자 : 정규영 논설위원 (rebook@hanmail.net)

정규영 논설위원 / 대학교수 공학박사/ 시인 수필가 평론가

 

[대전 = 더뉴스라인] 정규영 기자 =

피 같은 돈, 재정 거덜냐야 속이 풀리겠나, 돈벌 생각은 안하고 퍼주기 할 생각만 하니 앞날이 불안하다.

 
한국 사회는 관계를 중시하고, 공동체 정신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식사 자리에서 더치페이보다 먼저 지갑을 여는 이가 환영받는 풍경은 한국적 정서의 단면이다. 특히 586세대는 '품앗이 문화'를 체득한 세대다. 내가 한번 대접하면 다음엔 당신이 대접한다는, 마음의 빚과 갚음이 이어지는 정(情)의 순환 구조다. 그러나 경제적 여유가 없으면 이마저도 부담으로 작용해 관계를 회피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내가 낼 테니 나오라”고 한다. 관계를 이어가려는 따뜻한 마음이지만, 그 안에는 묵직한 진실이 숨어 있다. 이 시대는 ‘돈 없으면 대접 못 받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풍경은 정치에도 그대로 투영된다. 마치 국가가 국민에게 “내가 쏠 테니 나오라”며 복지라는 이름으로 퍼주기를 남발하고 있는 것이다. 현 정부 들어 재정 지출은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복지 예산만 전체 예산의 31%를 차지한다. 한국경제가 어렵다고 매년 외치는 가운데서도 선거를 앞두고 표가 되는 정책에는 주저함 없이 예산이 쏟아진다.
 
문제는 눈먼 돈이다. 번 돈보다 쓰는 돈이 많으면 가계든 국가든 파산한다. 그러나 정작 문제를 풀 생각은 하지 않고, 돈을 푸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 이른바 '포퓰리즘 정치'다. 현 정부는 과거 민주당 집권 시절의 ‘퍼주기 DNA’를 그대로 계승한 듯하다. 고교 무상 교육, 양곡관리법, 노란봉투법, 전국민 소비쿠폰, 자영업자 빚탕감, 한우지원법 등 이익은 당장 눈에 보이지만, 지속가능성은 검증되지 않은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 돈은 어디서 오는가? 정부가 장사해서 벌어들인 세금이다. 더 깊이 들어가면, 외환위기를 이겨낸 국민의 눈물, 베트남전 파병으로 벌어들인 피의 외화, 무역과 기술로 축적한 기업의 수익이 바탕이 된 것이다. 누가 쉽게 써도 되는 돈인가?
 
1300조가 넘는 국가 부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그러나 정책 입안자들은 그 부담을 체감하지 않는다. “정부가 지갑을 열면 국민은 안심할 것”이라는 오만이 있다. 하지만 정부의 지갑은 ‘국민의 지갑’이다. 나랏빚은 결국 미래세대가 짊어져야 할 짐이다.
 
외국 언론도 대한민국을 보며 놀란다. 어떻게 이토록 많은 복지지출과 빚에도 부도가 나지 않느냐고. 하지만 부도는 서서히, 그리고 갑자기 찾아온다. 국민 모두가 경각심을 가질 때다. ‘퍼주는 정부’가 아니라, ‘살림하는 정부’가 필요하다.
 
다가올 지방선거는 단순한 선거가 아니다. 국민이 국가의 가계부를 책임지는 정부를 선택할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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