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검증 청문회 폐지론 나온다.
작성일 : 2025-07-21 08:55 수정일 : 2025-07-22 06:30 작성자 : 정규영 논설위원 (rebo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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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뉴스라인 / 미래세종일보 논설위원/굿처치뉴스 칼럼니스트 |
청문회 실종…국힘은 왜 싸우지 않는가?
들러리 야당이 만든 부실 검증,
이재명 정부의 제1기 내각을 검증하는 인사청문회가 지난 18일 마무리됐다. 청문회는 총리·장관 후보자의 자격과 도덕성을 따지는 국회의 고유한 권한이자 국민의 눈높이를 반영하는 절차다. 그러나 이번 청문회는 검증이 아니라 ‘통과의례’였고, 국회의 본분은 실종됐다.
19명의 후보자에 대해 채택된 증인·참고인은 단 7명. 참고인 한 명 없이 청문회를 치른 사례도 있다. 자료 제출 요구에 절반도 응하지 않은 후보자들이 수두룩했지만, 이를 따져 묻는 국회의 기개는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야당인 국민의힘은 마치 여당의 들러리처럼 청문회장에 앉아 있었을 뿐, 싸움은 없었고 검증도 없었다.
민주당의 이중성도 도마 위에 오른다. 윤석열 정부 시절 복지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 25명의 증인을 불러세운 민주당은, 자신들의 정권에선 ‘묻지 마 엄호’에 나섰다. 정권을 쥐자 역할이 바뀐 셈이다.
대표적 사례가 김민석 총리 후보자다. 그는 최근 5년간 소득이 5억 원인데 지출은 13억 원, 차액 8억 원의 출처를 묻자 “축의금, 조의금, 출판기념회 수익, 장모의 생활비”라고 둘러댔다. 증빙은 없었다. 이 정도면 야당이 청문회에서 사퇴를 촉구하고 여론을 이끌어야 하는 사안이지만, 국민의힘은 조용했다. 그 결과 김 후보자는 총리로 임명됐다.
김문수 전 장관은 최근 “국민들께서 ‘국민의힘은 왜 싸우지 않느냐’고 묻는다”고 했다. 정곡을 찌른 말이다. 정치에서 투쟁은 피할 수 없다. 민주당은 싸워서 정권을 잡았고, 지금도 싸운다. 반면 국민의힘은 체면만 따지며 매번 끌려다닌다.
정치란 본질적으로 갈등과 대결의 장이다. 싸움을 회피하는 정당은 존재 이유를 상실한다. 특히 청문회는 의혹을 밝히고, 인사 기준을 세우는 마지막 방파제다. 그 기능이 무력화된 지금, ‘차라리 청문회를 없애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더욱 한심한 것은 이런 청문회가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여당이 107석의 거대 의석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이 증인도 요구하지 않고, 자료 요구도 흐지부지 넘긴다면 청문회는 명맥만 유지한 제도적 장식물에 불과하다.
야당이 야당답지 못하면, 국민은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실망은 곧 외면으로 이어진다. 지금 국민의힘은 보수 유권자들마저 등을 돌리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이대로라면 차라리 인사청문회를 폐지하고, 그 책임을 정치권이 국민 앞에서 지는 것이 솔직한 태도일지 모른다. 청문회의 본령은 검증이다. 검증 없는 청문회는 존재 의미가 없다. 들러리로 전락한 야당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