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댐 사건의 재구성 그 첫번째 이야기

작성일 : 2025-07-22 07:15 수정일 : 2025-07-24 20:09 작성자 : 이천석 기자 (cheonsuk@gmail.com)

 물 아래의 기억

― 소설적 재구성


1장. 그날 봄의 댐가에서

1976년, 어느 봄날. 안동댐의 잔잔한 수면 위로 햇살이 물결처럼 반짝였다.
그 옆을 걷는 소녀 하나.
꽃무늬 원피스에 맨발이었고,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 웃음엔 해맑음과 함께, 어딘가 세상과 단절된 듯한 고요함이 있었다.

그녀는 지적장애를 앓고 있었다. 마을 어귀 누구나 그녀를 알았고, 누구도 그녀를 위험하게 보지 않았다.
그녀는 안동댐 둑 위에서 하루를 보내곤 했다.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소년 몇 명(그 중에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에 미진학한 소년이 포함)이 근처를 지나가며 그녀를 발견했고,
처음엔 웃으며 말을 걸었다.
장난처럼 다가갔고, 그녀는 순진하게 따라 웃었다.
그러나 그 장난은 곧 성적 호기심과 폭력으로 변했고,
그 폭력은 너무나 잔인한 죽음으로 이어졌다.

댐 아래 어딘가에서 소녀의 호흡이 멈춰졌다.
소년들은 당황했고, 공포에 질렸지만, 끝내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2장. 숨긴 자, 침묵한 마을

그 마을은 조용했다.
소녀가 사라졌다는 사실은 누구도 소리내어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보호자가 없었고, 학교조차 간헐적으로만 나왔기에
그 실종은 누구의 책임도 아닌 듯 묻혔다.

그러나 학교의 한 교사는 알았다.
그는 담임이었고, 아이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날, 피묻은 상의 소매를 감추며 돌아오는 한 소년의 얼굴도 잊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말하지 못했다.
그 시절, 성범죄는 부끄러움이었고, 장애인 피해자는 증거가 되지 못했다.

소년들은 미성년이란 이유로 소년원에 잠깐 다녀온 것으로 마무리되었고,
사건은 **'자살 추정 실종'**이라는 한 줄로 정리됐다.


3장. 떠오르는 자, 그리고 그림자

세월이 흘렀다.
소년 중 한 명은 정계에 입문했고,
놀랍게도 성남시장이 되었다.
그 교사는 신문을 보며 숨이 막혔다.

"저 아이가… 왜 저 자리에…?"

그는 갈등에 휩싸였다.
그리고 시장의 형이라는 인물이 그를 찾아와 말을 건넸다.
“그 일, 기억하죠? 조용히 해주세요. 대가를 드릴게요.”

그는 거절했다.
그 후, 며칠 뒤 실종되었다.
마을에선 “우울증으로 자살했다”고들 수군댔다.

그러나, 그는 사실 납치된 것이었다.
감금되어 회유와 협박을 당했으나 끝내 진실을 꺼내려 하자,
그는 그들 손에 살해되었다.

시체는 다시 안동댐의 어딘가,
그 깊은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4장. 침묵의 대가

그 가해자들은 이제 국민 속에 스며들었다.
소년원이란 기록은 말소되었고,
그 누구도 그 과거를 알지 못했다.

그리고,
그 소년 중 하나는 마침내 대통령이 되었다.


에필로그. 남겨진 진실은?

이 모든 이야기는 안동댐을 중심으로 한 재구성된 픽션이다.
어쩌면 일부는 사실일 수 있고, 일부는 억측일 수 있다.
그러나,
진실이 완전히 침몰하지 않았다는 믿음은 남아 있다.

그 진실은…
양심의 고백, 혹은 수사의 의지에 의해서만
언젠가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다.

[이천석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