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중 세력 단속하라”… 중국의 외교인가, 내정 간섭인가

작성일 : 2025-08-01 18:22 수정일 : 2025-08-01 18:39 작성자 : 계석일 기자 (Keapark@hanmail.net)

“반중 세력 단속하라”… 중국의 외교인가, 내정 간섭인가

 

중국의 싱하이밍 전 주한 대사가 한·중 고위 지도자 포럼에서 “한국의 반중(反中) 여론은 극우 세력이 조성한 것이며, 이를 한국 정부가 단속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 같은 발언은 외교적 수준을 넘어선 내정 간섭이자, 대한민국 주권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

대한민국은 세계 군사력 5위, 경제력은 GDP 기준 10위권 국가다. 결코 약소국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전 대사가 대놓고 한국 정부를 향해 자국의 입맛에 맞는 여론을 통제하라고 요구한 것은 단순한 외교적 조언이 아닌 정치적 간섭이다.

 

과거에도 싱 전 대사는 “미국의 승리에 베팅하는 사람은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며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실상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견제하는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 발언 역시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미국과 동맹을 맺고 있는 대한민국에 중국식 질서를 강요하는 태도는 도를 넘은 오만이다.

 

중국이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말 안 들으면 한중 정상회담을 고려하겠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것은, 어린아이가 떼쓰면 사탕을 주지 않겠다는 식의 치졸한 외교 방식과 다르지 않다. 이재명 정부가 반중 여론을 통제하지 않으면 정상회담까지 흔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외교는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중국은 ‘존중’보다는 ‘통제’에 익숙한 태도를 고수해왔다. 싱하이밍의 발언은 이재명 정부를 향한 일방적인 압박이며, 국민의 자유로운 여론 형성을 탄압하라는 요구와 같다. 이는 명백한 내정 침해이자, 우리 외교 주권을 정면으로 무시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얼마 전 관세 협상단에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맞서라”고 당부했다. 같은 논리로 외교 무대에서도 당당함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중국의 압박에 눈치 볼 이유도, 굽힐 이유도 없다. 오히려 이번 사안을 계기로 반중 감정의 근본 원인을 정확히 짚고,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 기조를 분명히 해야 한다.

 

중국은 자국 내 반정부 시위에는 극도로 예민하면서, 타국의 여론을 통제하라고 요구하는 이중 잣대를 버려야 한다. 이재명 정부 또한 더는 눈치 외교, 유화적 침묵으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 강대국은 약자를 잡기 위해 늘 함정을 파놓는다. 우리가 그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선 주권국가로서의 당당한 자세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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