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 이후 우리의 대응

작성일 : 2025-08-03 05:52 수정일 : 2025-08-03 07:30 작성자 : 김상호

논설위원 김상호

 

"15% 관세 협정 체결에 '선방했다'는 정권이 정상?"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상호관세 25%를 경쟁국인 일본, 유럽연합과 같은 15%로 낮추기로 합의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 특히 쌀과 소고기 시장의 추가 개방을 막아내고, 반도체·의약품 등 주요 품목에 대한 최혜국 대우를 확보한 것 역시 미국의 일방적인 공세를 극복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성과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 결과가 한미 FTA의 근본적인 가치를 훼손했다고 지적한다. 한미 FTA는 양국 간 무관세 교역을 지향하며 경제 협력의 기반이 되어왔으나, 이번 상호 관세 부과로 인해 사실상 반쪽 협정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과거 한미 FTA 발효 이후 양국 간 상품 무역액이 증가하고, 투자가 확대되었던 점을 고려하면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한국은 그동안 무관세였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과 똑같은 15는 사실 과한 것으로 볼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미국이 우리나라를 혈맹보단 비즈니스 파트너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 경제가 치러야 할 대가는 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건 관세 인하 대가로 제시된 대규모의 대미 투자와 미국 에너지 수입 확대가 자칫 한국 기업의 대미 종속 구조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 정부가 미국에 약속한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펀드 성격을 놓고 벌써부터 논란이 되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수익의 90%는 미국민에게 간다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투자금은 내가 재량껏 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해당 수익은 재투자 성격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의 이견이 향후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는 만큼 후속 협상을 통해 세부 조건을 명확히 해둘 필요가 있다.

특히 대미 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자동차 관세율의 경우 기존 한·FTA 효과가 무시된 점은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FTA0%였던 걸 감안하면 일본처럼 12.5%가 타당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주장으로 15%로 결정된 것은 이번 협상이 얼마나 정치적이고 예외적인 맥락 속에서 이뤄졌는지를 보여준다.

이번 협상에서 한국은 미국 내 투자 펀드 조성에 3,500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우리 돈으로 약 487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정부는 이 펀드가 조선, 반도체, 이차전지 등 전략 산업 분야에서 국내 기업의 미국 진출을 돕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투자 규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1,5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조선협력 펀드는 미국 조선업계에 대한 과도한 지원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펀드의 투자 결정 과정에서 미국 측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점이다.일각에서는 한국이 일본과 유사한 수준의 대미 투자를 약속해야 했던 배경에는 미국의 압박이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본은 앞서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 조성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한국 경제 규모와 비교했을 때, 3,500억 달러는 결코 적지 않은 부담이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은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한국 경제가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중 무역 갈등 심화 등 불확실한 대외 환경 속에서 한국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경제 체질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단기적으로는 대미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수출 시장 다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기술 경쟁력 강화, 서비스 산업 육성 등을 통해 경제의 혁신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번 한미 관세 협상 결과를 냉철하게 분석하고, 남겨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정부, 기업, 학계, 시민 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한 최적의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국내적으론 충격 흡수가 급선무다. 단기적으로는 수출기업의 부담을 줄이고, 국내 산업과 시장에 미칠 충격을 완화하는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는 관세정책이 산업 구조를 왜곡하거나 특정 국가 의존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도록 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도 병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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