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5-08-08 07:59 수정일 : 2025-08-08 08:16 작성자 : 김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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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김상호
특성상 인명재해를 안고 있는 건설,중공업 업계
올해에만 4건의 사망사고와 추가 사고를 낸 포스코이앤씨를 향해 이재명 대통령이 ‘면허 취소·공공입찰 금지’ 초강수를 두면서 건설업계가 패닉 상태에 빠졌다.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난 상태에서 대통령이 휴가 도중에도 공개적으로 질타하며 건설사에 대한 기준을 계속해서 가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다.
같은 사업장에서 연달아 사고가 발생하는 것에 대한 대통령의 분노가 이해된다. 대통령이 화를 내야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주장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우리가 늘 대통령만 바라볼 수는 없다. 또 건설 면허를 취소해 버리는 ‘사이다식 제재’가 근본 해결책인지도 더 따져 봐야 한다. 기업을 본보기로 처벌하겠다는 식의 접근도 위험해 보인다.포스코그룹의 자회사인 포스코이앤씨는 국내 건설 순위 7위 대기업으로 지난해 매출 9조4687억 원을 기록했다. 직접 고용 직원 6000여 명, 도급·파견 등 간접 고용까지 합하면 2만4000여 명에 달한다. 가족까지 고려하면 최소 4만∼5만 명의 생계가 걸려 있다
중대재해 건설사에 매출 3% 과징금을 물리는 법안이 통과할 경우, 영업이익의 두 배를 넘는 과징금으로 내야 할 수도 있어 건설사는 도산 위기에 처한다. 새 정부가 노동ㆍ산업안전 정책을 전면 개편하며 산업 위축이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건설면허 취소, 공공입찰 금지까지 적용 받는 건설사는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대통령 발언을 듣고 동아건설이 성수대교 붕괴사고로 면허가 취소된 후 부도를 내고 동아그룹이 해체된 일이 떠올랐다”면서 “근로자 고령화, 외국인 근로자 증가 등으로 산업재해의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어 건설업체들은 진퇴양난”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통령 질타 이후 국회는 재해 관련 각종 법안 제·개정에 대한 동시다발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 4.5일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는 것.특히 업계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건 ‘건설안전특별법’이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당 의원 11명이 공동 발의한 이 법안은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할 경우 ▲매출의 최대 3% 과징금 부과 또는 ▲최장 1년의 영업정지를 명문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 발주자·설계자·시공자·감리자 등이 안전관리 의무를 위반해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형사처벌 조항도 담겼다.
공포의 대상은 엄청난 과징금 규모와 기준이다. 매출액 대비 최대 3% 수준이면 한해 영업이익과 맞먹는다. 사망자 수와 재해원인에 따라 차등이 있겠지만, 포스코이앤씨의 지난해 기준 매출에 최대치로 적용할 경우 금액은 2800억원을 넘을 수 있다.
건설현장은 본질적으로 위험한 작업 환경이다. 하지만 이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건설업계는“현장 안전관리 지침을 재정비하고 정부의 새로운 지침을 따르려고 더 조심하겠지만, 부담은 큰 상황”이다. “이미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안전보건법, 건설기술진흥법 등 다양한 기준 강화로 건설사들은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인데 기준이 계속 강해지다보니 현실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숙련되지않은 외국인 노동자와 고령화도 이슈가 된다. 현장의 고령(55~79세) 취업자는 80만여 명으로 10년 전보다 두 배쯤 늘었고, 평균 연령은 53.1세이다. 숙련공 부족과 고령화는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건설업의 개인 생산성은 제조업의 대략 6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건설업은 사람이 현장을 따라다니면서 움직이다 보니, 노동자의 정규직화가 쉽지 않고, 혹한기에는 현장 작업도 쉽지 않다. 제조업의 생산성을 따라가기가 어려운 업종이다. 생산성을 높이려면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한 데, OSC(Off Site Construction·탈현장건설)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OSC를 적극 도입하면 공장 근무 건설 노동자의 비율이 올라가고, 계절과 관계없이 작업할 수 있으며 시공의 수준도 당연히 올라간다. 공기 단축과 탄소 배출 저감까지 되므로 생산성 향상을 꾀할 수 있다. 현장 인력의 고령화와 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나라들이 OSC에 관심을 갖는 이유이다.
강력한 규제앞에 앞으로 국내에서 일반건설경기는 기대 하기 어려울 듯 하다,이와함께 수많은 건설노노동자들의 생계역시 어려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