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을 ‘동네북’ 취급하는 문화, 이제는 멈춰야 한다

작성일 : 2025-08-10 06:11 수정일 : 2025-08-10 14:28 작성자 : 계석일 기자 (Keapark@hanmail.net)

경찰을 ‘동네북’ 취급하는 문화, 이제는 멈춰야 한다

 

입추가 지나면서 전국 곳곳에서 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그 즐거운 현장에 불쑥 끼어드는 것이 있다. 바로 ‘소음 신고’다. 물론 주민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경찰이 출동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다. 문제는 사소한 시비나 말다툼, 심지어 특정인을 위협하거나 불편을 주기 위해 악의적으로 경찰을 부르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생활이 다변화되면서 지구대 근무 경찰을 사회의 하부조직, 일종의 ‘을’로 보는 시선이 늘고 있다. 국가 예산을 받아 진행되는 음악회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자녀가 떼쓴다거나 부부 간 사소한 갈등 때문에, 이웃 간 층간소음이나 연인 간 다툼까지도 경찰이 호출된다. 믿을 곳이 경찰뿐이라 생각하면 좋게 볼 수도 있지만, 아파트 경비원처럼 부려먹는 듯한 태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과거에는 경찰이 집 앞에 나타나면 가슴이 철렁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친근감이 생긴 대신, 그 경계가 무너진 채 한계를 넘는 경우가 많다. 대전 중구 한 지구대의 경우, 같은 술집에서 하루에도 세 번 이상 출동해야 하는 일이 벌어진다고 한다. 이쯤 되면 국민 안전과 법질서 유지라는 경찰 본연의 역할에 심각한 지장을 주는 일이다.

 

사소한 다툼은 당사자 간 대화로 풀 수 있다. 그러나 이를 경찰에 의존하면 문제는 오히려 복잡해진다. 허위 화재 신고로 소방 인력을 낭비한 경우 소방법이 적용되듯, 경찰 역시 무분별한 출동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치안법’ 제정도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이유다.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다. 국민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지체 없이 달려가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 하지만 그 지팡이를 장난감처럼 부려서는 안 된다. 이제는 사소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선진국의 국민은 경찰을 함부로 부르지 않는다. 우리도 이제 그 문턱을 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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