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가로수, 과실나무의 불편한 진실

작성일 : 2025-08-12 21:31 수정일 : 2025-08-13 13:26 작성자 : 계석일 기자 (Keapark@hanmail.net)

도심 가로수, 과실나무의 불편한 진실

최근 우리 주변 도심 곳곳에서 사과나무, 복숭아나무, 대추나무 등 과실나무를 가로수로 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충주의 달천사거리에서 마이웨딩홀까지 이어진 사과나무 가로수길, 보은의 대추나무, 감곡리의 복숭아나무는 지역 특산물을 홍보하는 색다른 풍경으로 시민들의 시선을 끈다. 가을이면 빨갛게 익은 열매가 도시민에게 작은 미소를 선사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과실나무는 일반 수목보다 병충해에 취약하고, 관리 비용과 손길이 많이 필요하다. 열매가 도로와 인도에 떨어져 미끄럼 사고를 유발하거나 차량을 손상시키는 사례도 발생한다. 단맛에 이끌린 날파리와 벌레가 몰려들어 위생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예전 같으면 시민들이 과일을 따 먹었겠지만, 먹을거리가 넘치는 요즘은 그저 감상만 할 뿐, 열매는 땅에 떨어져 도시 미관을 해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유실수는 심는 것보다 ‘관리’가 핵심이다. 영양분 공급, 전정, 수확 시기 조절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낙과가 잦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과 보행자에게 돌아간다. 특히 학교나 아파트 단지, 공원 주변에서는 낙과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 최근 유성구 노은동의 한 초등학교 주변에서는 모과, 단감, 대봉 감나무에서 떨어진 열매로 인해 미끄러짐 사고와 위생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도심 속 유실수 가로수는 ‘보기에 좋은’ 장점도 있지만, 관리 부실 시 ‘불편한 존재’로 전락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특색을 홍보하고자 한다면, 그에 맞는 유지·관리 계획을 함께 세워야 한다. 관리 예산과 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지역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제는 도시 가로수 정책에서 유실수보다 관리가 용이하고 병충해와 낙과 위험이 적은 정원수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심은 과일밭이 아니라 생활의 터전이다. ‘눈과 입을 즐겁게 하는 가로수’가 되려면, 무엇을 심느냐보다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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