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노이로제

시험(試驗)이라는 협곡(峽谷)

작성일 : 2025-08-20 05:41 수정일 : 2025-08-20 06:55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casj007@naver.com)

 

일주일간의 여름방학이 끝났다. 다시 학교에 등교하니 급우들의 얼굴이 더 여름스러웠다. “피부가 제법 탄 걸 보니 피서라도?” “아뉴, 그냥 집에서 있었슈.” 이윽고 수업이 시작되었다. 과목별로 교실에 입실하는 선생님의 인사와 반응도 십인십색으로 다를 수밖에.

 

방학 동안 즐거우셨어요?” 선생님의 질문에 우리는 크게 화답했다. “~!” 평균연령이 70대 중반인 우리 반의 이구동성 합창은 한창 물이 올라 파릇파릇한 10대 중학생을 뺨친다. 아무튼 그렇게 다시 시작한 공부는 저녁 급식을 마친 뒤 막바지 수업으로 치닫고 있었는데...

 

하교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간 교실에 들어오신 00 과목 선생님께서 다음 주엔 기말고사 시험 볼 거예요라고 하셨다. 그러자 평소 괄괄한 성격의 급우(마찬가지로 70대 초반) 한 분이 격한 어조로 반응하셨다. “뭘 봐? .” 순간 교실은 박장대소의 파도가 혼재하는 아수라장으로 변모했다.

 

주경야독으로 만학의 길을 함께 하는 우리 반 급우들과 달리 선생님 중에는 때론 필자의 딸보다 연하인 분도 실재한다. 이런 까닭에 필자보다 연상인 급우는 그처럼 격의 없게 뭘 봐? .”라고 하셨던 것이었다. 어쨌든 수행평가(遂行評價)든 기말고사(期末考査)든 우리가 보기에는 그게 다 머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시험(試驗)이라는 협곡(峽谷)이다.

 

찢어지게 가난했기에 정상적인 학업이라곤 언감생심이었던 필자 그리고 필자의 누님형님들로 이뤄진 우리 반 급우님들... 비록 학력이라는 계급장은 그처럼 낮고 추레하지만 우리는 모두 대학까지 가겠다는 야망을 지니고 있다. 오늘은 또 교실에서 어떤 포복절도의 즐거운 해프닝이 펼쳐지려나... 반장인 내 초미의 관심사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