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영 박사의 '세상만사'

세상변화에 대한 단상

작성일 : 2025-09-17 12:10 수정일 : 2025-09-17 15:51 작성자 : 정규영 논설위원 (rebook @naver.com )

정규영 논설위원/교수,공학박사,사회복지학박사,시인,수필가,평론가

 
​세상이 너무 많이 변했다.
 
장유유서가 사라진 자리에 남은 것은 법과 주먹뿐이다. 공자께서 “공경과 존경이 사라진 세상은 망한 세상이다”라 했던 말씀이, 지금 우리의 현실을 겨냥한 것만 같다.
 
아파트 문화가 대가족 문화를 무너뜨리고, 핵가족은 동방예의지국을 동방지깡패지국으로 변질시켰다. 대가족이 주던 지혜와 슬기는 사라지고, SNS와 카톡 같은 핑거문화가 지배하며 깊이 있는 학문 대신 겉핥기식 지식만이 유통된다. 지식과 지성의 구분마저 무너지고, 학자와 지식인의 차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러나 지식은 곧 지성이 아니다. 단순히 정보를 저장한다고 해서 USB가 지성인이 될 수 없는 것처럼, 지성은 지식을 삶 속에서 소화해 철학을 만들고, 그것으로 세상을 선도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학문이란 논문으로, 연구로, 탐구로 드러나는 것이지 단순히 “나도 안다”는 말로 대체될 수 없다.
 
언어 또한 우리의 문화와 철학을 담는다. 그런데 나이를 먹을수록 높임말과 공손은 사라지고, 줄임과 낮춤의 언어가 일상화된다. 이는 스스로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일임에도 자각하지 못한다.
 
우리는 다시 경청의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 혜솔 시인이 말한 도뚜(도토리 뚜껑)의 철학처럼, 도토리 뚜껑이 도토리를 놓아주어 나무가 되게 하고 다람쥐의 생명을 살리듯, 우리의 말과 마음도 나눔과 이타를 지향해야 한다.
 
말과 생각 속에 진솔함이 사라지면, 기만과 기망이 대신하고 결국 자멸의 길로 빠지게 된다. 그러나 자연의 법칙과 삶의 큰 이치를 따르며 사람의 도리를 다할 때, 세상은 따뜻하고 밝아질 것이다.
 
도토리 뚜껑의 철학은 곧 이타의 사상이며, 이는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이어진다. 우리가 다시 이 원리를 인식하고 실천할 때, 잃어버린 인간다움과 품격이 회복될 것이다.

칼럼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