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어쩌다 "거짓 AI 음성 녹취"까지 등장했나

작성일 : 2025-09-19 06:39 수정일 : 2025-09-19 07:17 작성자 : 계석일 기자 (keapark@hanmail.net)

국회가 어쩌다 "거짓 AI 음성 녹취"까지 등장했나

 

대한민국 정치가 점점 더 기괴한 길로 들어서고 있다. 확인되지도 않은 ‘AI 합성 음성’을 국회에서 틀어놓고, 그것을 근거 삼아 대법원장을 범죄자로 몰아가는 모습은 부끄럽다 못해 참담하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지난 5월 유튜브에서 공개된 AI 제작 음성을 국회 법사위에서 그대로 재생하며 “윤석열 탄핵 이후 조희대 대법원장과 전직 고위 인사들이 회동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문제의 음성은 이미 ‘AI로 만든 것’이라고 방송사 스스로 공지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를 공적 공간에서 활용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정치가 진실보다 효과에 집착할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이번 사건이 잘 보여준다. “일단 의혹을 던지고 보자, 확인은 나중에”라는 구태가 반복되는 것이다. 서 의원은 뒤늦게 “우리가 따로 받은 제보도 있다. 수사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회에서 가짜 음성을 틀어놓고 나서 책임을 수사기관에 떠넘기는 태도는 무책임 그 자체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이를 두고 “청담동 첼리스트 시즌2”라며 조롱했지만, 웃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국회의원들이 유튜브발 음모론에 휘둘려 사법부를 공격한다면, 그 파장은 민주주의 전체에 미친다. 국회가 스스로 권위를 잃고 있다는 말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신뢰다. 국민은 국회가 사실을 바탕으로 토론하고, 진실을 향해 나아가길 바란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국회가 사실보다 ‘가짜 효과’를 더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국민 세비 1400만 원을 받으며 이런 정치적 장난에 매달리는 현실,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AI는 새로운 기술이지만, 정치가 악용하면 그 파괴력은 상상 이상이다. 거짓 음성이 국회에서 버젓이 틀어지고, 그것이 한 사람의 명예를 짓밟는 도구로 쓰였다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번 사건은 일벌백계가 필요한 이유를 분명히 말해준다.

 

국회가 더 이상 ‘가짜의 무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진실을 말하는 곳,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막장드라마 같은 정치 쇼를 계속한다면, 국민은 국회를 더 이상 민주주의의 상징이 아닌 ‘가짜 뉴스 극장’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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