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5-09-24 18:55 수정일 : 2025-09-24 19:01 작성자 : 계석일 기자 (keapa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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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무열 박사 칼럼니스트 / 한남대학교 교수 |
[고무열 박사의 촌철 칼럼]
- 젊은 세대의 분노는 정치의 거울이다.
네팔의 거리가 불타오르고 있다. SNS 차단이라는 단순한 정부 조치가 폭발의 도화선이 되었지만, 사실상 오래 쌓인 불만의 분출이다. 부패와 족벌주의, 불투명한 정치, 절망적인 청년 실업. 이 모든 것이 젊은이들의 가슴에 응어리져, ‘Gen Z 항의’라는 이름으로 거리에서 폭발했다.
현장은 참혹했다. 피 흘리는 학생, 병원 앞에서 울부짖는 가족, 불타는 총리 관저, 쫓겨 다니는 장관들. 권력이 한순간 무력해지는 광경이 눈앞에서 펼쳐졌다. 권위주의는 인터넷을 차단할 수 있어도, 세대의 분노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현장 상황
카트만두 도심에 수천 명의 젊은이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우리의 미래를 훔치지 말라!”고 외쳤고 총리 관저 주변에는 시위대가 울타리를 부수고 불을 질렀다. 일부 장관들은 헬리콥터로 긴급히 도망쳤다.
병원에는 총상과 폭력으로 부상한 학생들이 속속 실려왔다. 의료진은 과부하 상태고 가족들은 불안과 지독한 슬픔 속에 시신을 기다렸고 온라인 공간의 젊은 세대는 VPN과 메시징 앱을 통해 실시간 현장 상황을 공유하며 국제 사회에 알렸다.
이 장면들은 단순 소요가 아니라 세대적 불신과 젊은 청춘들이 겪는 좌절의 총체적 표현이었다.
한국 정치권에 경고
네팔의 사태는 우리에게도 시사점이 크다. 한국 청년 세대 역시 주거 불안, 취업난, 학자금 부담, 불평등, 정치적 무능에 지쳐가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은 정쟁과 이념 싸움에 매달리며 청년 절규에는 귀를 막고 있다.
청년들이 요구하는 구체적 사항은 명확하다.
첫째 주거 안정이다. 전세·월세 부담 완화와 청년 주택 공급 확대, 임대차 제도 개혁이다. 둘째, 교육에 관한 학자금과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 장학금 확대, 취업 연계형 교육 강화다. 셋째, 고용 기회의 안정과 청년 채용 확대, 비정규직 정규직화, 공정 채용 시스템 확립이다. 넷째,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 정치권력과 기업 권력 특권 제한, 부패 척결, 족벌주의 근절 다섯째, 표현의 자유 보장으로 온오프라인에서 청년 목소리가 검열 없이 발현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핵심 골자다.
정치가 실질적 대안과 희망을 제시하지 못하면, 젊은 세대의 분노는 결국 거리와 광장으로 쏟아진다. 네팔에서 확인된 것처럼 분노가 폭력으로 변하면 민주주의의 심장은 그 순간 멈춘다.
결론
네팔 젊은이들의 외침은 경고다. 단순한 반항이 아니라, 미래를 요구하는 세대적 선언이다. 한국 정치권은 그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청년의 분노를 제도적 개혁과 기회 제공으로 흡수할 때, 민주주의는 혼돈이 아니라 성숙으로 나아갈 수 있다.
정치권은 명심해야 한다. 이러한 확실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청년의 외침을 무시하면, 그들의 불만은 국경을 넘어 보편적 세대 저항으로 확산할 것이다. 희망을 주지 못하는 권력은 결국 스스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