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망의달 ,보름달 처럼 넉넉한 한가위 됐으면

볏단을 옮겨주는 의좋은 형제애 한가위 되세요

작성일 : 2025-10-02 06:42 수정일 : 2025-10-08 22:08 작성자 : 계석일 기자 (Keapark@hanmail.net)

[대전=더뉴스라인] 계석일 기자 =

[사설] 삭망의 달,보름달 만큼 넉넉한 한가위 됐으면

 
한 해의 가장 풍요로운 명절, 한가위가 다가왔다. 가을 하늘에 걸린 둥근 달을 바라보며 우리는 새삼 우주의 신비와 인간의 한계를 동시에 느낀다. 달은 매일 그 모양을 달리하며 인간의 감성을 흔들어 놓는다. 초승에서 상현, 보름에서 하현을 지나 그믐으로 이어지는 달의 순환은, 인간의 삶이 흘러가는 길목과도 닮아 있다.
 
우리 조상들은 이를 "삭망(朔望)"이라 불렀다. 음력 초하루 삭과 보름 망이 한 차례 돌아오면 한 달이 흘러간다. 달의 차고 기움 속에서 우리는 시간의 무상함과 자연의 질서를 체감한다. 그럼에도 ‘삭망했다’는 말보다는 보름달처럼 넉넉하고 환한 삶을 기원하는 것이 더 어울리는 계절이 바로 지금이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자 시인의 계절이라 했다. 여름의 뜨거운 기운이 물러가고 찬바람이 옷깃을 스미는 순간, 우리는 본능적으로 하늘을 올려다본다. 낮에는 천고마비의 구름이 마음을 열어주고, 밤에는 창문 위로 걸린 달빛이 위로를 건넨다. 그 속에서 투덜대던 지난 여름의 불평이 부끄러움으로 변한다.
 
삭은 달이 사라지는 순간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달을 잉태하는 시작이다. 보름은 달이 가장 환히 빛나는 때이지만 곧 사라질 운명을 안고 있다. 이렇게 달의 변화는 인간의 삶을 비추는 은유다. 기쁨과 슬픔, 시작과 끝,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인생의 길목에서 우리는 늘 달을 바라보며 자신을 비춘다.
 
다가오는 추석, 우리는 달에게 묻는다. "나는 어떤 존재인가?" 그러나 달은 말없이 빛으로 답한다. 한때는 무심히 "삭망했다"고 내뱉던 말 속에, 시간의 신비와 삶의 의미가 숨어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올해 한가위에는 그저 달이 차고 기우는 현상에 머물지 말고, 보름달처럼 넉넉한 마음으로 서로를 비추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우주를 창조한 이가 허락한 이 계절의 선물을 감사히 받아들이며, 달빛처럼 환한 한가위가 되기를 기원한다.
 
 

칼럼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