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적인 것만 추구하는 사회, 메말라가는 감정

작성일 : 2025-10-04 07:38 수정일 : 2025-10-04 09:47 작성자 : 정규영 논설위원 (rebook@naver.com)

자극적인 것만 추구하는 사회, 메말라가는 감정
 
세상은 본디 삼라만상의 다양함 속에 아름다움이 서려 있다. 색깔도, 성격도, 계절도 저마다 다른 조화로 이루어져있다. 그러나 오늘 날 우리의 정치와 언론은 지나치게 자극적인 것만을 추구하며 그 다양성을 잃어가고 있다.
 
현 정부를 둘러싼 정치판만 보더라도 그렇다. 민주당은 윤 정부 시절 22번에 걸친 탄핵과 특검 시도로 국가 시스템을 마비시켰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 탄핵을 시작으로 방송통신위원장, 감사원장, 중앙지검장까지 무차별적으로 겨냥한 탄핵 시도는 헌법 제65조를 악용한 사례다. 헌법이 보장하는 삼권분립 원칙과 감사원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흔들었던 부끄러운 모습들이 아직도 국민들 머리속에 남아있다.
 
이것은 마치 짜고 맵고 기름진 음식만 탐하는 것과 같다. 처음엔 강렬하지만 결국 위장을 상하게 하듯, 정치에서도 과도한 자극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밖에 없다. 우주는 한쪽으로만 기울어 사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사람 사는 세상에 필요한 것은 다양성이다. 화끈함만 추구하면 온유함은 사라지고, 사회는 거칠고 삭막해진다. 요즘처럼 운전 중 작은 실수만 해도 고성이 오가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의 손길조차 무시하는 풍경은 ‘자극 일변도 사회’가 낳은 병리현상이다. 청소년들이 어른들의 이런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며 ADHD 같은 정신적 어려움이 확산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농성장에서의 외치는 고성 대신 가을을 노래하는 한 편의 시를 감상한다면, 마음속에 잔잔한 평안이 깃들지 않을까 한다. 자극적인 음식이 건강에 해로운 것처럼 자극적인 언론과 정치 역시 정신세계를 병들게 한다.
 
넓은 들녘에 펼쳐진 황금빛 곡식을 바라보라. 굳어 있던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잃어버린 감정의 온기를 되찾게 된다. 지금 우리 사회가 절실히 필요한 것은 강렬한 외침이 아니라 따스한 숨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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