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버팀목 되는 화술, 외교에서 통할까

말의 기술로 지지율 부풀리는 정부… 진실은 반드시 밖으로 드러난다.

작성일 : 2025-10-12 18:08 수정일 : 2025-10-12 21:56 작성자 : 계석일 기자 (Keapark@hanmail.net)

[대전=더뉴스라인] 계석일 기자 =

지지율 버팀목 되는 화술, 외교에서 통할까? 말의 기술로 지지율 부풀리는 정부… 진실은 반드시 밖으로 드러난다.

 
애국심이 높은 나라의 국민은 국가의 명예를, 지식 수준이 낮은 국민은 권력자의 말을 믿는다. 그래서 권력자는 언변과 공권력으로 정치를 유지한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는 그런 화술이 통하지 않는다. 말 한마디가 외교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수년간 쌓아온 우방 관계를 하루아침에 적대관계로 바꿀 수도 있다.
 
문제는 국내 정치의 ‘버릇’이 외교무대까지 번졌다는 점이다. 안방에서나 통하던 ‘말의 기술’이 외교 현장에서 통할 리 없다. 많은 국민이 이 정부의 외교를 그렇게 보고 있다. 지금의 대한민국호는 태평양 한가운데 풍랑 속으로 빠져드는 배처럼 보인다. 배 안의 국민들은 현실에 무감각한 채, 배가 침몰하는지도 모르고 살아간다.
 
지난 7월 31일,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세협상이 타결됐다”며 “수출 불확실성을 해소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8월 25일 대통령실은 “합의문이 필요 없을 만큼 잘된 회담”이라며 치켜세웠고,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역대급 성공”이라며 “대통령은 뛰어난 전략가이자 협상가”라고 칭송했다.
 
하지만 국민은 협상의 구체적 내용조차 알지 못했다. 정부와 여당이 전한 ‘굿뉴스’에만 박수를 보냈다. 내용이 불투명한데도 여론은 “잘했다”로 기울었고, 긍정평가는 62%에 달했다. 한때 추락했던 지지율도 다시 60%대로 회복됐다. 외교 성과가 아니라 ‘말의 기술’이 만든 지지율이었다.
 
그러나 진실은 오래 숨길 수 없다. 협상 결과가 대통령실의 발표와 다르게 드러나자, 민주당은 돌연 태도를 바꿔 “날강도식 압박” “깡패 외교”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반미 감정을 자극해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정치적 계산이었다. 하지만 국민에게 남은 것은 불안과 혼란뿐이었다.
 
결국 정상회담 보름 뒤, 대통령 정책실장은 “협상이 교착 상태”라며 “지금 상태로는 사인할 수 없다”고 했다. 비서실장 역시 “미국이 협상 조건을 바꿨다”고 인정했다. 대통령은 “미국 요구를 들어줬다면 탄핵당했을 것”이라고 말했고, 친명계는 “미국 제품 불매운동”을 언급했다.
 
얼마 전까지 “역대급 성공”이라며 치켜세우던 정청래 대표는 아무 말 없이 사라졌다. 말의 힘으로 포장된 외교의 민낯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는 저서 『정치 전쟁』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화법을 ‘안면몰수형’이라 분석했다. 거짓과 진실의 경계를 흐려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언어 전략이다. 그러나 정치인의 말 바꾸기는 사회를 불신과 혼란 속으로 몰아넣는다.
 
성과를 부풀리고 말을 바꾸는 행태가 반복된다면, 정부의 모든 발표와 약속은 신뢰를 잃는다. 결국 말로 쌓은 지지율은 거품처럼 꺼질 수밖에 없다. 국가와 국민을 진정으로 위하는 지도자는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자신의 들보를 보지 못하고 남의 티만 지적하는 지도자는 언젠가 벽에 부딪힌다.
 
이 정부가 진실 앞에서 조금 더 냉정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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