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5-10-17 00:52 수정일 : 2025-10-17 05:27 작성자 : 김상호

논설위원 김상호
지난7월30일 한국과 미국이 전면적인 무역협상에서 타협점을 찾으며 대규모 관세 인하와 전략산업 중심의 투자 협정을 체결했다.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약 487조원)를 투자하는 등의 조건으로 미국은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췄다. 주요 쟁점 중 하나였던 국내 쌀과 소고기 시장은 추가 개방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국 정부 대표단과 면담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전격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한국이 전면적이고 완전한 무역 합의를 체결했다"며 "한국은 미국이 소유하고 통제하며 대통령인 내가 선택하는 투자를 위해 3500억달러를 미국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한국은 1000억달러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나 기타 에너지 제품을 구매하고, 한국의 투자 목적을 위해 큰 액수의 돈을 투자한다는 데 합의했다"며 에너지 부문에서도 큰 폭의 수입 확대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관세 협상 결과는 성공?…"합의문 나와야 평가 가능“
구윤철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초부터 미국과 협상을 진행한 다른 나라에 비해 시간에 쫓기고 충분한 협의 기회를 갖지 못한 불리한 상황이었다"고 회고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 워싱턴과 뉴욕, 스코틀랜드까지 찾아가 미국과의 협상을 진행했다. 여 본부장은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을 썼다.이번 협상 타결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은 "오직 국익을 최우선으로 협상에 임했다"고 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앞서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 관세 협상은 민생경제 회복과 성장에 대한 기대를 한층 높였다"며 "성공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국익에 기반한 성공적인 관세협상은 성공적이라는 자하자찬까지 했었다,
"정부는 합의문이 필요없을 정도로 성공적인 협상이었다고 얘기했다","대통령은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합의문에 서명했더라면 탄핵을 당했을 것'이라고 했었다.그렇다면 협상이 잘되지않았다는 얘기 아닌가? 지금 결과는 어떤가?
성공적인 협상이라는 관세협의에대해 두달여 아직까지 합의문 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과거 정부에"관세 0% 한미 FTA 추진 땐 '매국노',라며 공세를 펼치던 민주당, 이번엔 결정되지도 않은 관세15%를 자화자찬"을 한셈이다.
다시미국으로 떠난 관세협상
김 정책실장은 공개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인터뷰에서 “정상 간 합의한 관세협상이 마무리되도록 실무협상을 잘 이어가고 있다”며 “두 정상이 만나는 계기가 그렇게 자주 오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APEC이 실질적으로 큰 목표(시한)”라고 말했다.
최근까지 미국은 3500억 달러 대미 투자패키지의 상당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라는 입장이었고, 한국은 수용 불가로 맞서면서 협상이 교착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추석 연휴 전후로 미국과의 협상에 일부 진전이 발생했다.
김 실장은 “최근 2주 사이 미국이 우리가 보낸 수정 대안에 상당히 의미 있는 반응을 보였고, 미국 쪽에서 새로운 대안이 왔다”면서 “이번 주 우리 협상단이 (미국에) 가서 실질적으로 대화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500억 달러가 일시에 나갈 수는 없고, (투자를 위해서는) 합당한 사업이 있어야 한다”며 “한국 기업이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이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부가 '미 재무부 통화스와프' 설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한미 무역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요구한 3천500억 달러 투자와 관련해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는 형국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협상 마무리 가능성을 언급하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등이 방미에 나서면서 결론이 빠르게 가시화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다가 다소 주춤하는 흐름이다.일각에선 미국 측이 우리 요구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카드로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미는 지난 7월30일 미국이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내리고, 한국은 미국에 350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었다. 3500억달러는 지난해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8.7%, 외환보유액의 84%를 차지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그래서 한국은 직접 투자 비율을 낮추고 보증·대출을 위주로 한 방식을 제시했지만 미국은 일본과 합의한 대로 ‘투자 백지수표’를 요구했다. 미국은 통화스와프 체결 등 외환시장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한국 요구엔 난색을 표하면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면, 대미 투자 패키지 구성과 외환시장 안전장치에 대해 양측 의견이 접근한 것으로 해석된다.그러나 알 수는 없다.
두달여 늪에 빠진 한미 관세 협상 지연 여파로 우리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통상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서 일부 기업들은 사실상 올해 1년 장사를 망쳤다고 하소연한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진 여름만 해도 낙관론과 경계론이 뒤섞였지만 지금은 이렇다 할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시계 제로 상태에 빠졌다는 것이다.
자동차와 철강업계 등은 협상 타결 지연으로 고율 관세를 부담하면서 미국 내 경쟁력이 위축되고 손실도 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부터 미국 내 생산시설이 없는 의약품에는 100% 관세를 매기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협상의 ‘속도’가 아니라 ‘내용’이다. 시한을 정해놓고 시간에 쫓겨 나쁜 합의를 해선 안 된다. 투자처 결정과 수익 배분을 미국 마음대로 하고, 손실을 한국이 떠안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