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품 축제장 된 주민자치회 마을축제,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작성일 : 2025-10-29 22:23 수정일 : 2025-10-30 06:37 작성자 : 계석일 기자 (Keapark@hanmail.net)

경품 축제장 된 주민자치회 마을축제,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가을이면 전국 곳곳에서 관(官) 주도, 주민자치회 주관의 마을축제가 열린다. 축제의 본래 목적은 주민 화합과 지역 공동체 강화, 고유한 정체성 확립, 그리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있다. 마을의 역사와 전통, 특산물 등을 소재로 지역민이 하나 되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현실의 축제장은 경품 추첨장으로 변질된 지 오래다. 공연은 뒷전이고, 주민들은 번호표를 들고 경품 당첨을 기다린다. 지역민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축제의 의미는 희석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누가 왔느냐’에 집중된 행사 구조다. 축제의 주인공은 주민이 아니라 기관장과 정치인이다. 국회의원과 단체장들의 ‘인사 릴레이’가 프로그램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의정활동보다 축제 일정이 우선시되는 현실은 국가적 낭비다.
 
 
이런 행사 구조 속에서 실제 축제장을 찾는 시민은 늘 고정된 인원이다. 참여율은 고작 1% 남짓에 불과하다. 축제가 주민의 참여와 화합이 아니라, 보여주기식 행사로 전락한 셈이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마을 축제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문화’가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인위적이고 소모적인 대규모 행사 대신, 2~3개 동이 연합해 공동축제를 여는 방식으로 예산을 절감하고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 기관장들의 바쁜 일정도 줄이고, 주민 간 교류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축제의 방향은 ‘버스킹 문화’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조례를 제정해 유럽처럼 상설 공연구역을 지정하고, 주민 누구나 자유롭게 공연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노래, 시낭송, 악기연주,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재능이 지역 곳곳에서 펼쳐진다면, 그 자체가 살아 있는 문화축제가 된다.
 
 
앞으로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마을 축제가 어르신 위주의 행사로 흐르는 것도 우려스럽다. 세대가 공감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없다면 진정한 ‘마을의 축제’라 할 수 없다.
 
 
주민자치회가 주관하는 마을 축제는 이제 ‘경품 잔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세대 간 공감과 지역 간 연대를 이루는 방향으로, 작지만 따뜻한 축제 문화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지역 공동체의 시작이다.

칼럼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