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관세협상, 본인이 탄핵감 ?“

작성일 : 2025-11-04 06:57 수정일 : 2025-11-04 07:05 작성자 : 김상호

논설위원 김상호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이 두 차례 있었다. 825일과 1029일이다. 두 차례 모두 큰 흠결을 남겼다

한미 관세협상과 정상회담을 두고 우리나라 언론들은 왜 이렇게 무척 잘한 협상이라고 하는 것일까. 미국이 요구했던 3500억달러 미국투자와 15% 관세부과는 그대로 관철되었을 뿐 아니라 에너지와 비행기, 무기구입까지 합치면 6000억달러를 가만히 앉아 강탈당했는데 말이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아주 망했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은 힘든 협상을 오래 끌면서 성공적으로 국익을 지켜냈다고 자화자찬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렇게 퍼주고도 잘했다고 주장하는 정부 여당.

 

아직까지는 한미 간 관세 협상과 관련된 상세 내역이 다 공개된 건 아니다. 일부 흘러나오고 있는 중이고 또 양측에서 나오는 얘기들을 보면 약간의 차이도 있다. 이런 걸 봤을 때 지금 결론을 내리는 건 적절하지 않치만 전에 이재명 대통령이 8월 말에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와서 918일쯤에 타임지 외신 인터뷰를 했었다. 그때 당시 이런 얘기를 했었다. '미국에서 요청한 3500억 불 투자를 사인하고 왔으면 탄핵당했을 것이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 이번에 관세 인하 조건으로 우리가 투자하기로 한 게 현금성 2000억 불 투자에 마스가 프로젝트 1500억 불 투자, 이렇게 해서 딱 3500억 불 그대로인 셈이다.

 

그렇게 봤을 때는 '탄핵감이 아닌가' 또 한편으로 봤을 때 그 2000억 불 현금성 투자를 보면 8월 한미 정상회담 때는 3500억 불 중에서 5% 정도가 현금성 투자라고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2000억 불이 현금성 투자다. 이걸 10년 분납으로 해서 1년에 한 200억 불씩 투자하게 되는데 우리나라 외환보유고가 4400억 불 정도, 여기에 한 5% 정도 수익률을 가정하면 우리가 1년에 최대 융통할 수 있는 게 200억 불 정도가 된다. 그럼 이 200억 불을 그대로 미국에 가져다준다는 얘기가된다.

 

우리나라는 기축통화국이 아니다. 그래서 이걸 일시불로 줄 수가 없다. 3500억 불 중 2000억 불을 일시불로 준다? 그건 우리 외환보유고 4400억 불 중 거의 절반을 내주는 거고 그럼 바로 외환위기다.

지난번 한미 회담 때도 한국과 미국의 설명이 추후에 달랐다. 우리는 지난 협상에 이어 잘됐다고 하는데 미국은 '그게 무슨 소리냐' 이런 반응이다.러트닉 상무장관이 "한국이 시장을 100% 완전 개방하는 데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가 애초에 발표할 때는 쌀하고 소고기 같은 민감 품목은 지켜냈다고 발표했는데,러트닉 상무장관은 '한국이 시장을 100% 완전 개방했다' 완전이라는 말을 보면 그럼 여기에 쌀하고 미국산 소고기도 다 포함된다는 얘기 아니겠는가, 그럼 이제 우리 정부가 발표한 거랑 차이가 있는 거다

 

APEC 회의장소에서 한미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 한미통상협상의 결과가 발표됐다. 협상결과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한국이 미국에게 3500억 달러(500조 원)를 투자하고 15%대의 관세를 무는 것'이었다. 미국이 요구해온 그대로였다. 미국관료들이 한국정부 관계자들을 불러다 놓고 벌인 짓은 협상이라고 할 수 없다.

그동안 많은 국민들이 이재명 대통령을 응원했다. 일본과 유럽처럼 바로 미국에게 그저 고개숙이지 않고 시간을 끌며 협상하는 모습에 살짝 흥분하기도 했다. 우리나라가 미국한테 뭔가 자주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것, 이건 정말 꿈에도 보기 힘든 모습이니 말이다.

어쩌면 대다수 국민들의 마음은 아마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

'어차피 미국이 내어달라면 내주는 수밖에 없다. 미국의 심기를 거스르고 어찌 견딜 수 있을까. 그래도 다 내주는 것 만큼은 피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결과는 너무나 비참했다. 한푼도 깎지 못했고 1%도 낮추지 못했다. 정부의 협상력에 대한 거센 비난과 협상 결과에 대한 반발이 들불처럼 일어날 가능성이 무척 커졌다. 그래서 정부가 이 위기를 벗어날 묘안을 찾았을 걸로 보인다.

 

첫째, 회담결과를 문서로 내놓지 못했다. 합의문도, 발표문도, 공동 기자회견도 없었다. 관세협상은 문서로 매듭지어야 한다. 8월의 "합의문이 필요없을 만큼 얘기가 잘 됐다"는 한국측 발표는 거짓이었다. EU, 일본, 중국이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합의문서로 끝낸 것은 회담이 잘못됐기 때문이겠나. 1029일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됐다고 발표했지만, 합의문서가 나오려면 협상이 더 필요하다. 협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둘째, 양측 발표가 계속 달랐다. 8월 회담에서는 한국의 대미투자에 대한 발표가 어긋났다. 한국은 투자액 3,500억 달러 가운데 현금투자가 "5% 미만"이라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액 선불"이라고 했다. 그것이 10월 협상에서 "2,000억 달러"로 낙착됐다. 어느쪽이 진실에 가까웠는가.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 3,500억 달러와 별도로 한국 기업들의 6,000억 달러를 포함, 모두 9,500억달러가 투자된다고 했다. 반도체에 대해서도 한국은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게 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으나, 미국은 "협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했다. 농산물 추가개방에 대해서는 8월에도, 10월에도 양국 발표가 정반대다. 이래서는 정부에 대한 신뢰가 생길 수 없다.

 

한미통상협상 결과의 후폭풍을 줄이기 위해 핵잠수함이슈를 공개적으로 끄집어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핵잠수함 건조와 보유는 군사안보 문제이므로 은밀히, 되도록 조용히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은 생방송되는 가운데 트럼프에게 이것을 당당히 요구했다. 그래서 쇼라고 하는 것이다.

그동안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북한과 적대감을 없애고 대화하며 평화롭게 함께 살자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그런데 이번 핵잠수함으로 인해 말은 다르게 하지만 속으로는 적대 의식을 품고 있으며, 대결을 추구한다는 것을 그만 드러내고 만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에게 간청해 미사일 사거리 제한을 풀었던 것을 기억해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끝내 6.15 시대를 불가역적으로 닫아걸게 만들지 않았던가.

 

이재명 대통령이 벌인 핵잠수함 건조구상은 무엇을 초래할 것인가. 북한으로 하여금 '적은 역시 적이다'라는 '적대적 두국가'의 노선과 정책이 정당함을 확인하게 했을 것이다. 대한민국을 대화와 관계 정상화의 대상으로 볼 여지는 완전히 없어지고 점령, 평정, 수복할 대상으로 대하는 원칙과 입장은 더욱 견고해 질 것이다.

핵보유 전략국가가 되어 버린 북한을 향해 우리가 핵잠수함을 몇 개 갖는다고 도대체 무엇이 달라지는가. 대북 관계에 있어 정권 초부터 이미 볼장을 다 본 것 같아 가슴이 너무 답답하다.

 

외교나 협상이라는 게 항상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하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국회에서라도 긴급 현안질의를 열어서 이 협상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이 됐는지 상세 내역을 다 확인해야 할것이다. 그리고 정부가 말하는 외환시장 안정 장치, 그 실효성이 진짜 담보되는 건지. 또 투자처는 안전한 건지, 혹시 실패했을 경우 회수는 가능한지. 이런 걸 다 꼼꼼히 따져봐야한다.

겉으로 드러난 합의에도 불구하고 향후 상대의 입장이 달라지거나 실질적인 이행으로 이어지지 못하면 소용없는 일이다. 그렇기에 관세 협상 등은 후속 회담을 서둘러 서로 설명이 다른 부분을 확실히 조율해 뒷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개인 간 부동산 거래도 계약서에 사인하기 전까진 효력이 없는데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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