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데까지 가보자
작성일 : 2025-11-06 11:46 수정일 : 2025-11-06 12:07 작성자 : 더 뉴스라인 홍경석 기자 (casj007@naver.com)

60대 후반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만학(晩學)을 시작했다. 오전에는 노인 일자리(공공근로) 일을 하고 오후 4시면 야간학교에 등교를 서두른다. 공부를 마치고 귀가하면 밤 열 시.
온몸이 마치 무언가에 둔탁하게 맞은 듯 아파온다. 내가 늘그막에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이 고생을 사서 하는 걸까... 때로는 후회막급(後悔莫及)의 회한이 마치 억지로 둘러막은 보(堡)가 삽시간에 터진 양 그렇게 붕괴되어 마구 흘러내리면서 지난 내 과거를 더욱 얼룩지게 오염시킨다.
남들은 머리가 터지라 공부하여 오늘날 요직에서 떵떵거리며 살고 있거늘 나는 왜 이 모양 요 꼴이던가!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는 차치하더라도 남들이 보기에도 그럴듯한 고층 아파트라도 한 채 장만했더라면 이런 회한의 자아비판은 없었으련만...
어제는 초등학교 동창들이 모처럼 대전을 찾았다. 동창회에 안 나간 지 꽤 되었음에도 이 못난 친구를 잊지 않고 찾아주었으니 어찌 감개무량하지 않았으랴. 함께 점심을 먹는데 한 친구가 말했다.
“만학도 좋지만 첫눈에 보기에도 건강이 썩 안 좋아 보이는구나. 그 나이에 무슨 공부를...” 진심으로 나를 염려해주는 친구의 진솔한 말이었기에 잠시 마음이 롤러코스트처럼 흔들렸다.
“밥이나 먹자꾸나...” “술은?” “건강이 안 좋아서 끊었어!” “저런, 하기야 그 나이에 주경야독하는 게 어디 쉬운 일이냐?”
식사를 마친 뒤 ‘성심당 문화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차와 빵을 마시면서 그동안 나누지 못한 정담을 나눈 뒤 또 다른 약속이 있어 재회를 약속하며 헤어졌다.
날마다 이메일로 ‘아침 공감 편지’에서 좋은 글을 보내온다. 오늘은 이런 좋은 문구를 만났다.
= “[실패를 걱정하지 마세요] 비록 당신이 기억해 내지 못하여도 당신은 여러 번 실패했습니다. 처음 걸음마를 시작했을 때, 당신은 넘어졌고, 처음 수영을 배울 때, 당신은 물에 빠져 죽을 뻔했습니다.
안 그랬나요? 처음 야구방망이를 휘둘렀을 때, 방망이에 공이 맞던가요? 홈런을 제일 잘 치는 강타자들도 자주 스트라이크 아웃을 당합니다.
R.H. Macy는 7번이나 실패한 뒤에 겨우 뉴욕의 가게를 성공시켰고, 영국의 소설가 John reasey는 753통의 거절장을 받고 나서야 564권의 책을 발간할 수 있었습니다.
베이브 루스는 1,330번의 스트라이크 아웃을 당했지만 714번의 홈런을 날렸습니다. 실패를 걱정하지 마세요. 시도조차 하지 않아 놓치는 기회에 대해서 걱정하세요. -월 스트리트 저널-” =
---> 정말 대단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는 느낌이 절로 들었다. 그에 반해 나는 이제 겨우 7권의 저서 발간에 그친, 그야말로 초짜에 불과한, 그것도 여전히 무명의 작가에 불과하다.
어쨌든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비록 건강과 경제적 환경 역시 최악이지만 가는 데까지 가보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