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열 박사의 송곳 칼럼]

한국 정치에 보내는 사망예고장

작성일 : 2025-11-19 13:26 수정일 : 2025-11-20 04:15 작성자 : 고무열 (gmy8888@naver.com)

     고무열 교수(안전교육원 원장)
 

한국 정치에 보내는 사망예고장

 

I. 칸트가 보면 책을 덮고 귀국할 정치판

 

지금 한국 정치판을 칸트가 본다면 그는 아마 철학서 따위는 접어두고 서둘러 고향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이 정도면 정치가 아니라 생활 코미디다라는 말과 함께 말이다. 여당은 사고보다 반사가 빠르고, 논리보다 말싸움을 잘하고, 품위보다 소음이 강하다.

 

칸트가 경고했던 정신 파산 정치는 이론이 아니라 현실 기술서로 변해버렸다. 정치가 품위를 잃는 건 슬픈 일이고, 이성을 버리는 건 위험한 일이지만, 지금 여당처럼 이성과 품위를 동시에 내던지는 건 거의 자해 퍼포먼스에 가깝다. 그들은 정치가 아니라 정치 흉내를 낼 뿐이며, 그 흉내가 너무 서투르다 보니 국민이 지켜보다 오히려 머쓱해지는 상황이다.

 

II. 감정 중독 집단, 분노를 키우면 지지율이라도 자라난다고 믿는가?

 

칸트는 감정의 정치를 몰락의 길이라 했는데, 여당은 그 길을 고속도로로 확장해 깔끔하게 포장한 듯하다. 논의는 실종되고, 분노는 재고가 넘쳐나고, 정책은 뒷방 신세가 되고, 감정은 국정의 공식 연료처럼 취급된다. 그들은 분노를 키우면 지지율이 자라난다고 믿는 듯하지만, 실제 자라는 것은 냉소와 피로감뿐이다.

 

국회는 어느새 토론장이 아니라 분노 제조 공장이 되었다. 여당의 말은 늘 자극에 중독돼 있고, 그들의 행동은 마치 갈등이 국정의 엔진이다라는 잘못된 교리를 실험하는 것 같다. 칸트가 본다면 이렇게 한마디 했을 것이다. “이건 정치가 아니라 집단 감정 놀이인데, 그것도 질 낮은 버전이다.”라고

 

III. 도덕을 잃은 권력, 이제는 잃은 줄도 모르는 단계

 

칸트의 세계에서 도덕은 권력의 생명줄이었다. 그러나 오늘의 여당은 그 생명줄을 스스로 잘라놓고도 그 사실을 자각하지 못한다. 자기편의 잘못은 정치적 사정이라 포장하고, 상대편의 실수는 도덕적 몰락이라 확성기로 키운다. 선택적 정의와 편파적 분노는 이미 일상이 되었고, 그들은 그것을 문제라고조차 생각하지 않는다.

 

칸트라면 더는 경고 따윈 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신 이렇게 냉혹하게 말했을 것이다. “당신들은 이미 도덕을 잃었고, 더 심각한 건 그것을 잃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는 점이다.” 지금 여당은 국가의 신뢰라는 자본을 날마다 소모하며 스스로 몰락을 차곡차곡 적립하는 중이다.

 

IV. 이성 실종 국정, 즉흥극 단체의 장기 공연

 

정치는 이성의 기술이어야 한다고 칸트는 주창했다. 그러나 오늘날 여당이 운영하는 국정은 이성과 무관한 즉흥극의 장기 공연에 가깝다. 제도는 감정에 흔들리고, 행정은 정합성보다 충성도를 따지며, 입법은 숙의 대신 진영 확성기 기능만 강화한다. 사법은 불필요한 공격의 장이 되고, 행정은 예측 가능성보다 혼란을 더 많이 생산한다.

 

지금 국정은 마치 아무 대본 없이 무대에 올라가 일단 큰소리부터 치고 보자라고 외치는 아마추어 연극단 같다. 칸트는 이를 보며 말했을 것이다. ‘이성의 부재가 아니라 부정이다. 이 정도면 무정부 상태의 예행연습이다.’라고

 

V. 칸트의 최후통첩, 감정의 권력은 오래가지 못하며, 무너질 때는 비참하다.

 

칸트가 지금의 여당에 던질 마지막 메시지는 조언이 아니라 통첩에 가깝다. 지도자는 분노를 재활용하는 장사꾼이 아니라 감정을 다스리는 이성의 인도자여야 한다. 하지만 여당은 분노를 확대하고 갈등을 부추기며 감정을 정치적 자원처럼 채굴한다. 그 결과는 이미 명확하다. 민주주의의 균열, 제도의 약화, 국민 신뢰의 붕괴다.

 

감정의 정치로 버티는 권력은 오래가지 못한다. 그리고 무너질 때는 항상 스스로 만든 감정의 늪에 빠져 비참하게 사라진다. 여당은 아직 모른다. 감정은 잠시 군중을 모을 수는 있어도, 결국 권력을 지탱하는 기둥을 갉아 먹는다는 사실을. 칸트라면 마지막으로 이렇게 기록했을 것이다. ‘이성 없는 권력은 오래가지 못하고, 감정에 중독된 지도부는 가장 빠르게 무너진다. 그리고 그 잔해는 국민의 삶 위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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