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폭풍’ 저성장 연쇄 악영향 우려 대비할 때

작성일 : 2025-11-20 00:20 수정일 : 2025-11-19 22:05 작성자 : 김상호

논설위원 김상호

 

멀어진 물가 정점길어지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충격

 

국고채 금리 가파른 상승세3년물 3% 육박
올해 평균 환율, 외환위기 때보다 높아
고환율 장기화로 수입물가 본격 상승 곡선
'고환율고물가고금리저성장' 연쇄 악영향 우려

 

미국의 긴축 여파로 우리 경제의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 충격도 심화될 우려가 커졌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이 둔화하는 가운데 고물가로 소비마저 위축되면 경기 회복세도 제약될 수밖에 없다.

 

-달러 환율이 이달 7일 이후 열흘 넘게 1450원을 웃돌고 있다. 지난달 이후 이달 18일까지 원화 가치는 4.3% 하락해 주요국 통화 중 엔화 다음으로 가장 하락 폭이 컸다. 연간 기준으로 2021년 이후 5년째 상승세다. 고환율이 계속되면서 원자재와 에너지 수입 비중이 큰 한국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이 단기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 추세라는 게 더 문제다.

고환율이 장기화되면서 시장 불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물가와 금리까지 요동치고 있다. 한국 경제를 악순환의 수렁에 빠뜨렸던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이른바 '3() 현상' 재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구조적인 원화 약세에 수입물가가 뛰고, 국고채 금리도 연중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저성장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서울채권시장에서 시장금리의 대표 지표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2.914%에 마감했다. 연중 최고치였던 전 거래일(2.944%) 대비 0.03%포인트(P) 내렸지만 최저치였던 지난 57(2.253%)보다는 무려 0.661%P 높고, 한국은행 기준금리(2.5%)보다도 0.414%P 높다.

최근 국고채 금리 상승(가격 하락)은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후퇴한 탓이다. 3년물 국채는 단기채권 중 거래량이 가장 많아 기준금리 전망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채로 꼽힌다.

최근 환율 상승에는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 엔화 약세, 외국인 투자가들의 국내 주식 대량 매도 등이 작용했다. 한미 관세 협상에 따라 매년 최대 200억 달러(29조 원)의 대미 투자가 예고된 것도 영향을 줬다.

국내 외환시장의 구조적 수급 변화에 주목한다. 개인·기관의 해외 투자와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가 증가하면서 환율 상승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이 해외에 투자한 금융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대외금융자산은 6월 말 기준 1304억 달러(1510조 원)에 이른다.

과거엔 환율 상승을 수출 경쟁력 제고라는 호재로 봤지만 지금은 환율이 너무 올라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큰 상황이 됐다. 원자재와 중간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에 큰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환율 변동 폭도 커 내년 경영계획을 세우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석탄, 원유 및 천연가스, 광산품 등 원재료 가격은 5년 전에 비해 80.4%나 올랐다.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으로 식품가격 등이 크게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4% 올라 1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해 인플레이션 불안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환율이 장기화되면서 물가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10월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1.9% 뛰었다. 전월(+0.3%)보다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4%13개월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수입물가는 통상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환율 상승이 물가에 본격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고환율에 따른 고물가가 이어지면 간신히 살아나고 있는 내수가 다시 직격탄을 맞게 되고, 부동산 등 자산시장을 자극해 통화정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당국은 환율 불안이 실물경제로 확산하지 않도록 물가 동향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정책 대응을 해야 한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시작한 국회도 환율과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돈 풀기 정책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현정부는 마중물이란 주제하에 돈풀기를 거두어 들일 생각이 없는 듯하다.우리 경제는 생산성 둔화에 주로 기인하여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이에 따라 유망한 혁신기업이 시장에 진입하고 한계기업은 퇴출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유연한 노동시장을 구축함으로써 경제 전반의 생산성 개선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아울러 현재의 낮은 성장률이 경기 순환적 측면에 일부 기인하고 있음이 사실이나, 보다 장기적으로는 잠재성장률이 빠르게 하락하는 데 기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기부양책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국가재정운용계획(2025~29)에 따르면 향후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이 매년 GDP 대비 4%를 상회하고, 국가채무비율도 빠르게 상승(연평균 2.2%p)할 것으로 전망된다,따라서 정부는 향후 경기 회복에 맞추어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를 정상화함으로써 큰 폭의 재정적자 흐름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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