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없는 국민의힘, 중도도 잃고 정치도 잃는다

작성일 : 2025-11-22 10:55 수정일 : 2025-11-27 20:36 작성자 : 계석일 기자 (Keapark@hanmail.net)

전략 없는 국민의힘, 중도도 잃고 정치도 잃는다
 
국민의힘에는 국민만 있고 국회의원은 없는가. 야당의 전술·전략 부재가 도를 넘고 있다. 여권의 움직임에 끌려다니는 사이 남는 것은 스트레스뿐이고, 결국 자기 지지층마저 잃고 있다는 쓴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문제의 핵심은 분명하다. 전략이 없고, 비전이 없고, 중도를 읽지 못한다는 것이다.
 
중도층은 누구인가. 정치에 큰 관심이 없고, 먹고살기 바쁜 사람들이다. 과거 보수에 실망해 지지 기반에서 이탈한 이들이다. 이들은 좌파식의 감정몰이도 싫어하지만, 우파의 허우적거림도 거부한다. 이들에게는 ‘비전’이 필요하다. 꿈을 꾸게 하는 정치, 국가의 미래를 설계한 정당을 원한다.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그 반대다.
 
국제정세는 한국 정치에도 중요한 힌트를 준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은 장기전이다. 미국은 중국을 압박해 내부 분열을 유도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중국 같은 전체주의 국가는 국가가 시장을 지배하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특정 국가의 산업 기반을 단기간에 무너뜨릴 수도 있다. 한국이 제조업으로 성장했지만 더 이상 힘든 일에 뛰어들지 않으려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중국의 위협은 더 커지고 있다. 이처럼 복잡한 국제 환경에서 한국 정치가 가져야 할 것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냉철한 현실 인식과 국가 전략이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밀리는 가장 큰 이유는 여대야소의 의석 구조 때문이다. 그러나 수적 열세가 전략 부재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민주당이 스스로 분열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 이른바 “불난 집에 부채질” 전략은 야당이 수세를 뒤집는 전형적 방식이다. 그런데 국민의힘에는 이를 설계할 정치공학 전문가가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 내부의 균열지점을 공략하는 정치적 상상력도 부족하다.
 
한국인은 3명만 모이면 분열된다고 한다. 민주당이 스스로 분당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국민의힘이 지금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전략이다. 동시에 중도층에게 꿈을 줄 ‘국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중도가 마음을 열지 않는 한 정권 경쟁은 불가능하다.
 
 
지도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장동혁 대표는 자신이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김문수, 홍준표 등 우파의 독한 정치력을 가진 인물들과도 손을 맞잡아야 한다. 침몰하는 배를 살리려면 모든 힘을 모아야 한다. 정치도 예외가 아니다.
 
장 대표는 즉시 전술·전략을 설계할 ‘정치 실무형 전략가’를 영입해 치밀하게 판을 짜야 한다. 감정의 정치, 즉흥적 대응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국민의힘은 앞으로도 계속 ‘끌려다니는 정당’으로 남을 것이다.
 
지금 국민의힘에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전략이다. 중도를 설득하고, 민주당의 균열을 활용하며, 국가 비전을 제시하는 세 가지 전략축을 하루라도 빨리 세워야 한다. 늦으면 패배하고, 준비하면 살아남는다. 정치의 냉정한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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