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리듬을 유지하라”
작성일 : 2025-11-28 05:32 수정일 : 2025-11-28 13:06 작성자 : 정규영 논설위원
92세 현역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시형 박사가 “뇌를 젊게 유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평생, 꾸준히, 즐겁게 하는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조선일보 의학·건강 유튜브 ‘닥터 인사이드’에서 “운동은 단순히 근육을 단련하는 활동이 아니라, 세포 하나하나를 깨우는 생명 작용이며 노화를 늦추는 브레이크”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몸은 강한 자극보다 일정한 리듬을 좋아한다”며 “일주일에 몰아서 하는 운동보다 하루 20분이라도 매일 같은 리듬으로 움직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 “평생 건강의 3가지 축… 걷기·근력 유지·즐거운 운동”
이 박사가 제시하는 핵심 원칙은 △의식적으로 걷기 △근력 유지 △즐거운 운동, 세 가지다.
① 걷기 — 뇌를 깨우는 ‘리듬 명상’
걷기는 장소·나이에 구애받지 않는 가장 완벽한 운동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다만 “바른 자세, 고른 호흡으로 걷는 ‘의식적 걷기’가 중요하다”며 “일정한 리듬으로 걸을 때 뇌의 세로토닌 회로가 가장 잘 활성화된다”고 했다.
② 근력 유지 — ‘노년의 통장’을 지켜라
근육은 뼈보다 먼저 늙고, 사용하지 않으면 곧바로 줄어든다.
특히 허벅지·엉덩이 근육은 “노년의 심장”과 같아 이 부위가 약해지면 일상생활 자체가 흔들린다. 그는 “하루 스쿼트·벽 밀기·발끝 들기 같은 간단한 동작만으로도 낙상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했다.
③ 즐거운 운동 — 세로토닌은 ‘웃음’에서 나온다
“억지로 하는 운동은 오래 가지 못한다”며 몸을 움직이며 웃을 수 있는 활동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강조했다. 세로토닌이 근육보다도 ‘웃음과 리듬’ 속에서 더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 “과한 운동은 뇌를 먼저 지치게 한다”
이 박사는 과유불급을 특히 경계했다. 과도한 운동은 코르티솔을 과다 분비해 뇌 피로를 유발하고, 세로토닌 고갈·불면·기억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대화가 가능한 정도의 호흡이 가장 이상적 운동 강도”라며 “운동 다음 날 몸이 무겁고 잠이 잘 오지 않는다면 이미 기준을 넘은 것”이라고 조언했다.
■ 활동량 저하 = 뇌 노화의 시작
나이가 들수록 활동량이 줄어드는 것은 단순한 게으름이 아니라 “몸과 뇌의 연결이 끊어지는 위험 신호”라고 이 박사는 말했다.
움직임이 줄면 뇌 혈류와 산소 공급이 감소해 뇌세포 활력이 떨어지고, 사고 경직·감정 둔화·기억력 약화가 나타난다. 또한 활동량 감소는 면역력 저하로 이어져 “움직이지 않는 몸은 스스로 병을 불러들이는 몸”이 된다.
■ 중장년 운동법… “무겁게보다 자주, 하체 중심으로”
중년 이후 근력 운동의 목적은 “근육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는 하루 15분씩 꾸준한 운동을 권했다.
주요 운동은 △스쿼트 △런지 △계단 오르기 등 하체 강화 운동이다. 뇌 혈류 순환과 체온 조절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허벅지 근육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요가·스트레칭 같은 유연성 운동은 근육을 ‘고무줄처럼 부드럽게’ 유지한다.
걷기는 여전히 가장 우수한 운동으로 꼽혔다. 관절 부담이 적은 수영도 노년층에게 매우 효과적이며, 등산은 내리막길 무릎 압력을 고려해 “산책형 등산”이 적합하다고 했다.
■ 바쁜 현대인을 위한 ‘15분 루틴’
이 박사는 실천 가능한 일상 루틴도 소개했다. 아침 5분: 기지개·깊은 호흡·제자리 걷기 등으로 몸 깨우기
업무 시간: 1시간마다 일어나 스트레칭,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저녁: 식사 후 10분 산책, 발끝 들기·벽 밀기 같은 간단한 맨몸 운동
거동이 불편한 경우엔 물건 옮기기, 전화는 서서 통화하기 등 “일상 움직임의 빈도를 높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효과가 있다.
그는 “몸의 시계가 맞아야 인생의 리듬이 맞는다”며 매일 같은 시간대에 꾸준히 몸을 움직이는 습관이 생체 시계를 안정시키고 스트레스를 줄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