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연선어 불여퇴이결망
작성일 : 2025-12-01 07:31 수정일 : 2025-12-01 09:52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casj007@naver.com)

그제 오후에 주문한 어떤 상품이 어제 아침, 아니 새벽에 도착했다. 쿠팡이었다. 참 빠르게 배송되었다. 새삼 쿠팡의 재빠른 배송 시스템에 놀랐다.
하지만! 쿠팡의 무려 3,370만 명 정보가 유출되면서 스타일을 구겼다. 쿠팡이 자사 고객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소비자와 국민의 뭇매를 맞고 있다.
전자상거래 1위 업체 쿠팡이 이처럼 사면초가에 몰린 까닭은 퇴사한 중국인 직원이 지난 6월부터 고객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 이메일, 주소, 최근 주문 이력 같은 정보를 빼냈다고 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러나 막상 쿠팡은 5개월간 보안에 구멍 뚫린 줄도 몰랐다고 하니 실로 어처구니없는 보안 사고였다. 주지하듯 현 정부는 건설 현장에서 사고, 예컨대 근로자가 사망하는 경우, 즉시 전 공정을 올스톱시킨다.
일벌백계(一罰百戒) 시스템을 적용, 강제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유통업계에 대한 징계는 그야말로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솜방망이 처벌이 결국엔 해당 기업들의 보안 의식을 안이하게 만들고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미국에서는 정보 유출 시 징벌적 손해배상과 집단소송으로 천문학적 배상을 받아낼 수 있다고 한다. 반면 한국은 피해자가 금전 피해를 직접 입증해야 하고 정신적 피해 배상액도 고작 1인당 10만~20만 원 수준에 그친다고 하니 정말 어이까지 상실될 지경이다.
걸화불약취수 기급불약착정(乞火不若取燧 寄汲不若鑿井)이라는 말이 있다.‘불을 빌리는 것보다 부싯돌을 얻는 게 낫고, 물을 구하는 것보다 우물을 파는 게 낫다’라는 뜻이다.
유비무환과 비슷한 의미로 차용되는 이 주장은 쉽게 남에게 의지하기보다는 당장 어렵더라도 스스로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도 훨씬 전략적이라는 어떤 교훈을 내재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경구에 임연선어 불여퇴이결망(臨淵羨魚 不如退而結網)이 돋보인다.‘연못가에서 물고기를 부러워하느니 물러가 그물을 맺는 것만 못하다’는 뜻이다.
바라기만 하지 말고 실천과 준비를 하라는 교훈이다. 국내 최대 유통기업 쿠팡이 이번 사태로 ‘터팡’이 되었다. ‘터진 쿠팡’이란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