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5-12-10 00:35 수정일 : 2025-12-09 23:14 작성자 : 김상호

논설위원 김상호
민중기 특검이 지난 10월 통일교에서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구속 기소한 상황에서 민주당 인사 연루설이 돌자 불공정 논란으로 역풍을 맞고 있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지난 5일 법정에서 “한쪽에 치우쳤던 게 아니라 양쪽 모두 어프로치(접근)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2017∼2021년에는 국민의힘보다 민주당과 가까웠다”며 “현 정부의 장관급 네 분에게 어프로치했고, 이 중 두 분은 (한학자) 총재에게도 왔다 갔다”고 증언했다. 특검 면담에선 “문재인 정부 시절 전현직 국회의원 2명에게 수천만원씩을 지원했다”고 진술했으며, 출판기념회 책 구매 등으로 후원을 받은 민주당 의원이 15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특검팀은 한학자 총재와 윤씨를 구속기소하며 2022년 통일교 측이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한 혐의와 통일교 단체 자금 1억4400만원을 국민의힘 의원 등에게 쪼개기 후원한 혐의만을 적용했다. 종교단체의 쪼개기 후원이 문제라면 여당에 대한 후원도 혐의에 넣었어야 하지만, 특검은 민주당과 통일교의 유착 의혹은 손을 대지 않았다. 함께 구속된 권 의원의 경우도 김 여사 의혹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는 점에서 별건수사 논란이 일었는데, 수천만원을 줬다는 구체적 진술이 나온 여권 인사 2명에 대해서는 왜 수사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이처럼,김건희 여사 의혹을 담당하는 민 특검팀은 통일교 측이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도 정치자금을 뿌렸다는 진술을 확보했음에도 민주당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 특검 측은 8일 “진술 내용이 인적, 물적, 시간적으로 볼 때 특검법상의 수사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특검법은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범죄에 대해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그에 따라 김 여사 의혹과 직접 연관이 없어도 수사한 대표적 사안이 통일교 건이다. 그런데 진술에서 나온 국민의힘은 수사대상이고 민주당은 아니라는 결정에 누가 납득하겠나. 정치적 중립 위반, 선택적 수사라는 여론의 비판에 특검은 할 말이 없게 됐다.
검찰 수사를 신뢰 못해 탄생한 특검이기에 공정성과 중립성은 생명과도 같다. 하지만 민 특검팀은 출범 후 여러 구설수에 올랐다. 앞서 한학자 통일교 총재 등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면서도 국민의힘 중앙당 및 광역시도당에 전달한 1억여원의 쪼개기 후원금만을 문제 삼았을 뿐 비슷한 용도의 민주당 지원 건은 배제했다. 조직적 지원 정황이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특검 조사를 받은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민 특검 본인은 수사 대상인 김 여사와 같은 회사 주식에 투자했다가 거액의 차익을 올려 내부자 거래 의혹을 받았다. 일련의 행보로 민 특검팀이 어떤 결론을 내리더라도 국민의 신뢰 확보는 어렵게 됐다. 여당은 특검 종료 후 2차 특검을 예보했다. 낭비와 비효율성이 우려되지만 굳이 하겠다면 민 특검팀에 대한 수사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