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5-12-19 06:32 수정일 : 2025-12-19 17:54 작성자 : 김상호

논설위원 김상호
정부가 대북 대화 재개 추진 등 한반도 평화 공존 프로세스를 내년에 본격화하겠다고 밝혔지만, 남북대화 재개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립외교원 전봉근 명예교수와 이상숙 교수는 16일 발간된 '국립외교원 2026 국제정세전망'에서 "북한은 국내 정치에 집중하며 적대적 두 국가론을 지속하고 북러 관계를 강화하면서 남북대화를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정동영 통일부 장관, 이종석 국정원장 등 정부 여당 내 ‘남북파’들이 김정은에게 남북대화를 간청하고 있다. 군 대북 확성기 전면 철거, 국정원 TV·라디오 대북 방송 중단, 대북전단 살포금지법,한미훈련 축소 조정, 군사분계선 부근서 군 훈련 중지, 남북은 서로 다른 두 국가라는 북한 주장 수용 시사, 제재로 북핵 포기 안 된다는 정 장관 발언, 북한은 미국 타격 가능한 3대 전략 국가 중 하나라는 평가, 한미 대북 정책 공조회의 가동 중단 주장, 재외 국민들 북한 관광 희망 발표 등 마치 소나기처럼 구애가 쏟아졌다. ‘애걸복걸’이란 낱말 뜻 그대로다. 정부 초반에 벌써 남북파와 한미동맹 중시파 사이의 갈등이 표면화되는 것도 남북파의 조급증 때문일 것이다.
남한의 화해 손짓에 북한은 전혀 무반응
올해의 남북관계는 남한의 일방적인 화해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 정권은 고개조차 돌리지 않는 상황이 내내 이어졌다. 왜 그런 것일까? 이는 북한 김정은이 정답을 이미 내놓았다. 2023년 12월 당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더 이상 동족의 관계가 아니라 교전국 관계, 주적, 제1의 적으로 규정하고 대남 적대정책을 공식화하면서 모든 대화를 차단하고 관련 조직들을 해체했다.
물론, 남북대화가 끊어지기 시작한 것은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 이후부터다. 북한이 이처럼 남북대화를 거부하고 모든 교류협력을 차단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내부적인 요인이라고 본다. 2018년 김정은은 남북관계를 디딤돌 삼아 미북 대화를 성사시켜 이를 통해 핵 보유를 인정받고, 대북제재 해제를 시도했다. 하지만 결과는 노딜이었다.
이 과정에서 김정은은 한국의 경제적 도움을 상당히 기대한 것 같다. 하지만 대북제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우리의 한계는 명확했다. 거기에다 남한에서 불어오는 한류는 북한 젊은이들을 매료시켰고 이는 정권과 체제를 흔드는 사안이라는 판단을 하게 된 것이다. 남북대화를 재개한들 아무런 경제적 실익은 없는 데다, 체제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 모든 대화를 차단하고 남북 간의 장벽을 높이 쌓은 것으로 봐야 한다. 북으로 돌아가려는 북한 주민의 송환통보도 받지 않고, 국방부의 군사대화 제의에도 묵묵부답이다. 이것이 올해 남북관계 현주소이다.
이런 관계속에서 정부와 민주당은 ‘남북대화를 하지 않으면 전쟁이 날 수 있고 그러면 경제가 파탄난다’고 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안전이 밥이고 평화가 경제”라는 언급이 그 얘기인데, 어떤 말이든 목적에 맞춰 단순화해 과장하면 왜곡이고 선전이 된다.북한 위협은 늘 있었고 김대중 전 대통령,노무현,문재인에 이르기 까지 민주당 정권에서 막대한 달러와 쌀, 현물,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을 통해 북 군비전력증강에 도움을 준건 사실이다.이러함에도 북한은 더욱 페쇄적이고 체체강화는 더욱 공고 해졌을 뿐이고,그 속에서도 우리 경제는 성장해 왔다. 앞으로 갑자기 달라질 특별한 이유는 없다.사실 1970년대 초 남북 당국간 대화가 개시된 지 50여 년이 지났다. 수많은 합의를 이뤘지만 그동안 북한의 태도를 종합해 보면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준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가 현재로서 당분간 남북대화 재개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화 시도조차 포기해서도 안되는 일이지만 일방적으로 북에 끌려가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민주당 정권이 유독 남북대화에 목을 매는 데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남북 이벤트는 국내 선거에서 민주당에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재명 정부에선 남북 대화가 대북 불법송금 사건을 희석시킬 수 있다는 효과를 고려할 수도 있을 것이다.걱정스러운 것은 몸이 단 정부가 이런 김정은의 생각을 바꿀 수 있을 정도의 파격적인 선물을 주려고 할 가능성이다. 대북 방송,대북전단 살포금지 중단으로 북한 주민의 눈과 귀를 막아준 것은 김정은이 정말 좋아할 일이었다. 그 이상 가는 것이 무엇일까. 정부 대북 담당자들은 온통 이 생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