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기본소득 재원은 어떻게 조달하나?

작성일 : 2025-12-19 21:58 수정일 : 2025-12-20 12:02 작성자 : 계석일 기자 (keapark@hanmail.net)

농어촌 기본소득 앞 뒤 안가리고  이렇게 지원해도 되는가?

풍선효과(Balloon Effect)라는 경제 용어가 있다.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다. 규제나 정책이 근본 처방이 되지 못할 때, 문제는 사라지지 않고 이동할 뿐이라는 경고다.

요즘 정부의 농어촌 기본소득 정책을 보면 이 오래된 개념이 떠오른다.

이재명 정부는 소멸 위기에 놓인 농어촌을 살리겠다며 주민들에게 월 15만 원씩, 2년간 총 360만 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겠다고 한다. 소득·연령 구분도 없다. 농어촌 주민이면 누구나 대상이다.

지역 소멸을 막아야 한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문제는 방법이다.

2년간 360만 원으로 지방 인구가 늘어난다는 발상은 정책이 아니라 희망사항에 가깝다. 명절 세뱃돈 주듯, 언 발에 오줌 누는 식 행정으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행정이 아니라 착시다.

더 심각한 것은 재원 구조다.

이 사업은 국비 40%, 지방비 60% 부담 방식이다. 즉 15만 원 중 6만 원은 정부가, 9만 원은 도와 군이 책임진다. 정부가 정책을 설계하고 발표했지만, 실제 부담은 재정이 취약한 군 단위 지자체에 떠넘긴 셈이다.

이미 내년도 예산을 편성해 놓은 지자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예산을 대지 않으면 사업 선정이 취소된다는 조건까지 붙었다. ‘선정됐는데 포기할 수도 없는’ 기형적 상황이다. 정부는 생색을 내고, 지자체는 빚을 진다.

실제 순창군은 기본소득 예산 486억여 원을 마련하기 위해 농민수당, 아동수당, 청년 지원 사업 예산을 줄였다. 기본소득 하나를 위해 기존 복지를 깎는 아이러니가 현실이 됐다. 이것이 과연 지역을 살리는 정책인가.

김태흠 충남지사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가, 결국 “군민의 기대를 외면할 수 없다”며 한발 물러섰다. 중앙정부가 던진 미끼 앞에서 지방정부는 선택권조차 없다.

정책은 표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행정은 이벤트가 아니라 설계다. 미래를 내다보는 구조 개편 없이 현금만 나눠주는 방식은 풍선효과를 키울 뿐이다. 한쪽 지역에 돈을 풀면, 다른 쪽에서는 복지가 줄고 재정이 무너진다.

지금 군 단위 지자체장들의 하늘은 노랗다.

선거는 다가오고, 재정은 말라가고, 중앙정부는 책임지지 않는다. 이런 주먹구구식 행정을 두고 어느 국민이 정부를 믿고 따르겠는가.

정책은 계산기 위에서 시작돼야지, 투표함 위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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