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자리가 사람을 망친다

장도연을 칭찬하는 까닭

작성일 : 2026-01-02 08:40 수정일 : 2026-01-02 09:24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casj007@naver.com)

- 홍경석 작가의 강의 현장을 AI 이미지로 만든 모습

 

 

대단하신 분으로부터 강의 요청을 받은 적이 있다. 수강 대상은 내로라하는 교수님과 CEO 그리고 작가님 등 그야말로 상류층 레벨(level)이었다. 당연히 위축되어 선뜻 승낙하기가 어려웠다.

 

제가 어찌 감히?”당연한 겸손, 아니 사양이었다. 겸손 (謙遜)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가 있음이다. 또한 사양(辭讓)은 겸손하여 받지 아니하거나 응하지 아니함, 또는 남에게 양보함을 의미한다.

 

그도 그럴 것이, 중학교조차 입학하지 못한 무지렁이 주제에 어찌 감히 최소한 대졸자들 앞에서 강의를 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나에게 강사 요청을 하신 분의 끈기는 나보다 몇 수 위()였다.

 

결국 나는 서울 강남까지 가서 강의를 마쳤다. 어쩌면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었다. 그처럼 내가 강의를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치열한 독서와 다작(多作)의 출간 덕분이었다.

 

물론 여기서 학력과 사회적 영향력 따위는 배제되었다. 어쨌든 겸손함은 사람에게 꼭 필요한 어떤 기본 덕목이다. 겸손의 긍정적인 영향은 차고 넘친다. 겸손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더 다가가기 쉽고 편안한 인상을 준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배우려는 자세는 상대방에게 진정성을 보여주고 신뢰를 얻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갈등 감소 및 원활한 소통의 지름길 역시 겸손이 지니고 있는 강력한 무기다.

 

함께 목표를 이루거나 어려움을 극복해야 할 때도 겸손한 태도는 팀워크를 강화하고 서로를 돕는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 특유의 겸손함으로 ‘2025 MBC 방송 연예 대상’을 수상한 장도연

 

이재명 정부의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의원의 폭언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면초가의 늪에 빠졌다. 모 언론 매체가 이 후보자가 의원 시절 인턴 직원을 상대로 폭언을 한 통화 녹취를 공개하면서 의혹이 증폭했다.

 

이에 따르면 이 후보자가 해당 직원에게 대한민국 말 못 알아듣냐?’, ‘너 아이큐가 한 자리냐?’, ‘내가 정말 널 죽였으면 좋겠다!’는 등 갑질 발언을 하는 내용이 담겨 충격을 안겼다.

 

순간 저렇게 겸손은커녕 막무가내와 안하무인인 사람이 장관을 하겠다고 나서다니?’ 라는 생각에 어안이 벙벙했다. 이의 대척 관점에서 코미디언 장도연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장도연은 1229일 열린 '2025 MBC 방송 연예 대상'에서 '올해의 예능인 상'을 수상하며 대상 후보에 올랐다.

 

수상 소감에서 장도연은 "감사하게도 MBC에서 상을 몇 번 주셔서 받았는데 그때마다 받을 만하다고 생각한 적은 맹세코 한 번도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요즘 제가 삼국지를 읽고 있다. 거기에 겸손하지 않으면 다 죽더라. 무서운 예능판에서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 아버지가 늘 하시는 말씀처럼 겸손하게 살겠다"고 말했다.

 

명언이었다. 겸손해야 산다. 반면 때론 자리가 사람을 망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