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6-01-09 00:15 수정일 : 2026-01-09 02:33 작성자 : 김상호

논설위원 김상호
‘가짜 뉴스’ 근절을 내세워 밀어붙인 법안이 언론 자유 침해 논란을 넘어 한미 간 통상 분쟁으로 번지고 있다.미국의 항의는 국회 통과 직후 강도 높게 이어지고 있다. 미 국무부가 지난 31일 “한국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약화하는 개정안을 승인한 데 대해 중대한 우려를 표한다”고 한데 이어 지난 1일 예정됐던 ‘한미 FTA 공동위원회’의 비공개회의는 돌연 취소됐다.
미국이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구글·메타 등 자국 빅테크 기업들이 이 법에 따른 규제를 받게 된 데 대한 반발 성격도 있다. 이번 개정안은 플랫폼 사업자에게 ‘허위조작 정보’를 모니터링하고 즉각 삭제해야 하는 책임까지 대폭 강화했다. 정부가 직접 검열하기엔 법적 부담이 크니, 구글이나 유튜브 같은 플랫폼 기업들에게 논란 소지가 있는 콘텐츠를 먼이번 개정안의 핵심인 ‘허위조작정보’의 정의는 모호하다. ‘악의적’이라는 완전히 주관적 잣대로 정보의 삭제를 강제하고 처벌할 수 있게 한 것은 언론 자유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기자협회 등 언론단체와 참여연대 등은 “이 법은 국가에 의한 검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규탄하고 있다. 여권이 말하는 ‘가짜 뉴스’의 상당 부분은 김어준 등 친여 인터넷 매체에서 나오고 있는데, 여권은 정작 이들에 대해선 어떤 문제 제기도 하지 않고 있다.
이번 법안은 나라 안에서는 언론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고, 밖에선 미국과 통상 갈등에 휘말리고 있다.가짜 뉴스 대응은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도 가짜 뉴스를 처벌할 수 있는 민사·형사적 법률이 있다. 그런데도 가짜 뉴스를 양산해 온 친여 매체들이 아니라 비판 언론을 겨냥한 법을 또 만든다고 한다. 그 의도가 무엇인지는 분명하다.미국 기업 입장에서는 한국 정부의 입맛에 맞는 알고리즘 운영을 강요받는 셈이며, 이에 대해 비관세 장벽이라 반발하는 것이다. 이미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 도입 당시 미국이 보여준 강력한 반발을 고려하면, 이번 사태는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 그런데도 이렇게 마구잡이로 밀어붙인 것에 대해 “비판 언론에 재갈을 물리기 위해 우방과의 통상 마찰까지 불사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정보통신망법 및 방송법 개정안이 언론의 자유를 위협할 수 있다는 비판이다. 특히, 허위 정보 규제 범위의 광범위한 확장 가능성과 과도하거나 이중적인 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에 대한 우려가 있다. 또한, '민간 사실확인단체'의 설립 및 정부 지원 법제화가 편향된 사실확인이나 정치적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으며,제한적 본인 확인제와 관련하여, 게시자의 글이나 언사가 타인의 인권이나 권리에 영향을 끼쳤다고 검찰이 판단할 경우 피해 당사자의 고소가 없어도 기소할 수 있는 법률 내용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는 많큼 정부와 여당은 이제라도 현실을 바로 보고, 독소 조항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