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지나간 인생은 고칠 수 없지만

글은 고칠수록 명작이 된다

작성일 : 2026-01-16 09:22 수정일 : 2026-01-16 10:28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casj007@naver.com)

 

글은 고칠수록 명작이 된다라는 말은 글쓰기 세계의 변치 않는 진리 중 하나다. 헤밍웨이도 "모든 초고는 쓰레기다"라고 말했을 만큼, 처음부터 완벽한 글을 써내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퇴고는 단순히 오타를 잡는 과정이 아니라, 생각의 불순물을 걸러내고 본질을 깎아내는 '조각'의 과정과 같다. 그렇다면 왜 고칠수록 글이 좋아질까?

 

처음 글을 쓸 때는 자기 생각에 취해 논리의 비약을 발견하지 못한다. 따라서 시간을 두고 다시 읽으면 독자의 시선으로 글을 볼 수 있게 된다.

 

다음으로 군더더기(수식어, 반복되는 단어)를 덜어낼수록 글의 힘은 강해진다. 명작은 '무엇을 더 썼는가'보다 '무엇을 뺐는가'에서 결정되기도 한다. 다음은 효과적인 퇴고를 위한 3단계 팁이다.

 

1. 숙성하기(Cooling Off): 글을 다 쓴 직후 바로 고치지 말라. 최소 몇 시간, 길게는 며칠 뒤에 다시 꺼내 봐야 고칠 점이 눈에 들어온다.

 

2, 소리 내어 읽기: 눈으로 볼 때는 몰랐던 어색한 연결어, 숨이 차는 긴 문장, 중복된 표현들이 귀에는 즉각 들린다.

 

3. 역순으로 읽기: 마지막 문장부터 거꾸로 읽어보자. 문맥의 흐름에 속지 않고 문장 자체의 완성도나 오타를 잡아내는 데 효과적이다.

 

결론적으로 글쓰기는 고쳐쓰기다. 처음부터 완벽한 글은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계속해서 다듬고 고쳐나가는 과정이 결국 글의 완성도를 높이는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마치 도예가가 흙을 빚고 또 빚어서 아름다운 형태를 만들어내듯이, 글도 쓰고 고치고 또 고치면서 생각과 감정을 더욱 명확하고 깊이 있게 표현하는 것이다.

 

평소 나의 글쓰기 지론은 "30년 가까운 독서와 20년 글쓰기의 내공"이다. 이 주장은 글쓰기가 단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꾸준히 읽고 쓰며 다듬는 과정에서 깊이가 생긴다는 것을 나타낸다.

 

고쳐쓰기 역시 이러한 내공을 쌓는 과정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글을 계속 고치고 다듬으면서 자신만의 언어와 사상을 견고히 하는 것이다.

 

어린아이가 처음 발걸음을 떼는 순간을 보면 정말 많은 노력과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숱한 넘어짐과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하면서 세상에 한 발짝씩 내딛는 것이다.

 

고쳐쓰기를 통하면 글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자신의 진심을 더욱 온전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작가 정신의 발현(發現)에 있어서도 매우 효과적이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겠지만 '고쳐쓰기'는 인내와 노력 없이는 완성될 수 없는, 지극히 성실하고 숭고한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또한 완벽을 향한 지난한 과정이자, 끊임없는 자기 성장의 증거가 되는 과정이다.

 

지나간 인생은 고칠 수 없지만 글과 책은 얼마든지 고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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