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역시 민생지원금(돈)이다?
작성일 : 2026-01-17 09:54 수정일 : 2026-01-17 13:25 작성자 : 계석일 기자 (keapark@hanmail.net)
설 앞두고 "1인당 50만원" 민생지원금 또 푼다
공유의 비극(tragedy of commons)이 된 선거, 의욕만으로 당선 될까?
“소금 먹은 사람이 물 먹는 것은 당연하다.” 세상에는 배은망덕한 사람도 있고, 결초보은하는 사람도 있다. 복잡한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있다면, 그것은 여전히 ‘돈’이다.
6·3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출마자들의 발걸음은 분주해졌다. 이미 권력을 맛본 이들은 그 기억을 되찾기 위해, 새내기 후보들은 명분과 의욕으로 도전에 나선다. 그러나 선거는 의욕만으로 이길 수 없다.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여야 표가 나온다. 데이터 분석, 접촉, 약속이 난무한다.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있는 것 없는 것’을 내놓는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기대가 왜곡된다는 데 있다. 일부 유권자는 단체장이 지역을 위해 ‘돈을 풀어야 한다’고 기대하고, 정치인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예비비와 각종 명목을 동원해 표를 산다. 그러나 정부가 나눠주는 돈은 결국 빚이다. 빚으로 잔치를 벌이는 셈이다.
최근 여러 지자체에서 전 주민에게 수십만 원의 민생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올해 전북 남원시가 모든 주민에게 1인당 20만원의 민생 지원금을 선불 카드로 지급, 정읍시는 30만원, 임실군이 20만원, 충북 보은군 60만원, 충북 영동군과 괴산군 50만원, 충북 단양군 20만원,경북 군위군도 54만원을 지급한다.
이미 지난해 말 현금을 살포한 곳도 적지 않다. 하지만 시장·군수가 뿌리는 현금은 그들의 돈이 아니다. 특정 지자체의 돈도 아니다. 전국 국민이 낸 세금이다. 재원을 마치 ‘내 돈’처럼 풀어 선거에 활용하는 구조다.
이런 선례는 전염병처럼 번진다. 인근 지역에서 “왜 우리는 안 주느냐”는 압박이 이어지고, 지자체는 버티지 못한다. 지난 지방선거에선 초등학생에게 월 2만 원의 ‘용돈 수당’까지 등장했다.
최근 모 교육청에서는 초1 입학금 20만원, 중·고생 1인당 최대 100만원의 바우처를 주는 곳도 생겼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 때문일 것이다.
개인의 돈이라면 이렇게 쓰겠는가. 정부가 돈을 푼다는 것은 빚을 낸다는 뜻이고, 그 빚은 결국 국민이 갚는다. 당장의 환호가 미래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이는 전형적인 ‘공유의 비극’이다. 공동의 목초지에 각자 이익을 위해 소를 풀어 결국 모두가 피해를 보는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꽁짜로 받은 지원금은 지금 당장 갚지 않아도 되는 듯 보인다. 그러나 그 부담은 자식 세대의 몫으로 넘어간다. 선거를 위해 세금을 풀고, 유권자는 달콤함에 익숙해지며, 미래는 빚으로 잠긴다. 이 악순환을 언제까지 반복할 것인가. 씁쓸함이 남는다.